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모니카 바렌고가 그림을 그린 [사랑의 모양].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펴내는 오후의 소묘의 또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내츄럴한 컬러의 색상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사랑의 모양'이라는 제목에 좀 갸우뚱했다.
원제를 살펴보니까, '사랑 이야기 하나'다. 그런데 왜 출판사에서는 사랑의 모양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걸까?
'어떤 사랑이야기'로 제목을 달기에는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무튼 어떤 여자에게 어느날 꽃 한송이가 찾아오고 여자는 그 꽃을 정성껏 돌보면서 기쁨을 맛본다.
어느날 그 꽃이 사라져버리고 사라진 꽃을 그리워하며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는 여자.
하지만 그 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겨울이 지난 봄이 왔을 때는 이웃 정원에 꽃이 피어났다.
이야기 속 여자에게 꽃은 사랑의 대상이었고,
꽃을 돌보는 일은 사랑을 가꾸는 일이었고,
꽃이 사라진 것은 사랑이 떠나간 것으로 이해된다.
여자의 사랑은 끝이 났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여자가 사랑했던 존재를 사랑할 수 있다.
누군나 사랑하고 사랑이 끝나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떠나간 사랑, 끝난 사랑도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까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책을 덮으면서 내가 경험한 떠나간 사랑을 잠깐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