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62

[여전히 나는]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 잃고 그리워하는 사람을 위한 책

오후의 소묘에서 올 9월에 펴낸 이 그림책은 [여전히 나는]. 다비드 칼리가 쓰고 모니카 바렌고가 그렸다. 그림이 익숙하다 했더니 오후의 소묘에서 앞서 번역출간한 [구름의 나날] [사랑의 모양] [마녀의 매듭]을 그린 작가도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마녀의 매듭]을 좋아한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는 경험을 한다. 그 상실감은 너무 커서 한동안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 그림책 속 화자는 나이든 남성으로 앞서간 자신의 배우자를 그리워하며 추억한다. 아이스크림, 에스프레소 커피, 바다와 들판, 그리고 카페가 등장하는 그림이 이탈리아를 느끼게 해준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갈색톤이다. 가을 낙엽을 떠올리게 하는 색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앞서 떠나간 사람들, 동물들을 잠시 떠올렸다. 시간이 흐..

늙음과 죽음 2024.09.08

[쪽빛을 찾아서] 천연염색에 대한 정보가 담긴 그림책

개인적으로 쪽염색의 푸른 빛을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은 쪽염색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보림출판사에서 1996년에 발행한 그림책으로 유애로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을 옷감에 내기 위해 애쓰는 물장이 이야기를 통해서 쪽염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교양 그림책이 그러하듯, 이 그림책도 이야기는 그리 재미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쪽염색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뿐만 아니라 책 뒤쪽에는 천연염색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천연염색한 스카프와 쪽염색한 옷을 가지고 있는 나는 천연염색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색깔인지 잘 알고 있다. 특히 쪽염색한 푸른 빛깔의 옷감은 그 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그림책을 보다 보니까 ..

그림책 2023.04.09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어디 갔다 왔니?] 딜런 부부의 상상력 넘치는 매력적인 그림

이 그림책은 상상력 넘치는 그림 때문에 매력적이다. 레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이 함께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그림 작가들이 무척 궁금했다. 레오 딜런(Leo Dillon, 1933-2012)과 다이안 딜런(Diane Dillon, 1933-)은 부부로 'Leo & Diane Dillon'으로 함께 언급될 정도로 공동작업을 50년 이상 했다. 이들은 미국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림책 뿐만 아니라 성인 페이퍼북, 잡지표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부부팀은 1976년과 1977년에 칼데콧상을 받았다. 그리고 1978년에는 안데르센 상 runner-up이었다. 그밖에도 받은 상이 너무 많아서 모두 언급하기는 어렵다. (칼데콧상과 안데르센상에 대해서는 앞선 포스팅 속에서 언급해서 여기서는 생략한다.) 그림책은 19..

상상력 2022.09.22

[내 복에 산다] 타인에 대한 감사와 성실한 노력을 폄하하는 나쁜 이야기

웅진씽크빅에 '호롱불 엣 이야기' 시리즈로 출간한 [내 복에 산다]. 이 그림책을 교환도서코너에서 들어온 이유는 그림 때문이다. 우리나라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리는 그림작가의 그림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림을 그린 윤정주는 홍익대 회화과를 나와 제2회 '신한새싹만화상' 은상을 수상했고 그림책의 그림작가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신한새싹만화상'은 이름에서도 대충 짐작이 되지만, 신한은행에서 우수신인만화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1993년에 제정한 상으로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을 수여하는데, 대상은 3백만원, 금상은 1백50만원, 은상은 1백만원, 동상은 50만원, 장려상은 20만원의 상금을 준다고. 그림체가 유머 있으면서도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잘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구불구불한 선으로 그려져 있어..

그림책 2022.09.21

[스텔라루나] 과일박쥐 이해하기

[스텔라루나]는 과일박쥐가 주인공이 그림책이다. 과일박쥐라니...? 생소한 동물이다. 과일박쥐는 '날아다니는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포유류 동물로 꿀, 과일, 씨앗을 먹고 사는데,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작가 자넬 캐넌(Janell Cannon)은 도서관 독서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뱀, 박쥐, 바퀴벌레처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만들어 특정 동물에 관한 편견을 없애는 데 기여하고 있다. [스텔라루나]는 1993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에 한국삐아제에서 번역출간되었다. 과일박쥐 스텔라루나는 엄마랑 밤에 비행하다가 올빼미의 공격으로 엄마로부터 떨어져 새둥지에 떨어진다. 수텔라루나는 새들과 함께 자라서 박쥐의 습성을..

생명과자연 2022.09.13

[아툭] 복수에 관한 비판적 사색

도서관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이 그림책 [아툭]은 보물창고에서 2006년에 출간한 것이다. 지금은 한마당에서 이 책을 출간하고 있어 그림책 표지도 바뀌었다. 보물창고는 아동 청소년 문학 전문출판사인 푸른책들의 임프린트(하위 브랜드)인데, 아마도 [아툭]을 2004년 번역출간한 후 절판되자 더는 책을 찍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나는 한마당에서 펴낸 [아툭]의 표지보다 보물창고의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아툭]은 미샤 다미얀이 쓰고 요쳅 빌콘이 그렸다. 1990년 스위스에서 출간되었다. 미샤 다미안(Mischa Damjan, 1914-1998)은 예전에 유고슬라비아였던 마케도니아의 스코페 출신으로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에서 자랐다. 파리에 가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1945년 독일의 체..

그림책 2022.09.07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아이들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그림책

[살아 있는 모든 것은]은 브라이언 멜로니가 쓰고 로버트 잉펜이 그렸다. 찾아 보아도 텍스트를 쓴 브라이언 멜로니(Bryan Mellonie)에 대한 정보가 없다. 로버트 잉펜(Robert ingpen, 1936-)은 호주의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다. 1986년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이 그림책은 'Lifetimes'이란 제목으로 1983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마루벌에서 1999년에 번역출간했다. 마루벌에서는 부제를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생명의 시작과 끝에 대한 이야기'라고 달았지만 원래 달린 부제는 'The beautiflul way to explain death to children(어린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아름다운 방식)'이었다. 우리나라의 부제가 훨씬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늙음과 죽음 2022.09.06

[바다로 간 화가] 신비롭고 아름다운 죽어감

모니카 페트가 쓰고 안토니 보라틴스키가 그림 [바다로 간 화가]. 안토니 보라틴스키(Antony Boratynski, 1930-2015)의 그림에서 샤갈의 그림이 떠올랐다. 그림 자체가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느낌이 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폴란드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오스트리아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으로 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의 그림을 [행복한 청소부]라는 그림책에서 이미 본 적이 있다. 모니카 페트(Monika Feth, 1951-)는 독일 하겐 출신의 아동문학가, 작가이자 기자다. [행복한 청소부] 역시 모니카페트가 글을 쓰고 안토니 보라틴스키가 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의 협업이 좋았나 보다. [바다로 간 화가]는 1996년 'Der Male..

늙음과 죽음 2022.09.04

[내 이름은 대서양] 유머와 상상력이 함께 하는 바다 그림책

이 그림책은 브라이언 카라스가 그리고 쓴 그림책으로 원제는 'Atlantic(대서양)', 2002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느림보에서 2005년에 번역출간되었다. 브라이언 카라스(Brian Karas, 1957-)는 미국 그림책작가다. [호숫가의 집(Home on the bayou)]으로 1997년 보스톤 그로브-혼북상(Boston Globe-Horn book Awards)을 받았다. 보스톤 그로브-혼북 상은 1967년에 처음 수여되었는데, 아동문학과 청소년문학 영역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 그림책, 소설과 시, 논픽션 세 분야로 나누어 수상하는데, 수상작은 반드시 미국 내에서 출간되어야 한다. 하지만 책의 저자의 국적은 상관 없다. 어린 시절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살아서인지 바다에 대해서는..

상상력 2022.09.04

[난지도가 살아났어요] 쓰레기배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그림책

[난지도가 살아났어요]는 쓰레기장이 되기 이전의 섬, 그리고 쓰레기장이 되고 마침내 경기장과 공원으로 탈바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루벌에서 기획한 눈높이창의독서의 시리즈 중 한 권으로 2007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난지도가 1978년 쓰레기매립장이 되기 전 난초와 지초에서 따온 '난지'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아름다운 섬이었다고 한다. 난지도는 철새들이 찾는 섬이었고 1970년대에는 사람들이 수수, 땅콩, 채소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삶의 터전이었다. 아름다운 갈대숲은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하지만 서울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묻는 쓰레기 매립장으로 결정난 다음에는 더는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살 수 없는 곳이 되었고 높이 90미터의 쓰레기산이 둘 생겼다. 쓰레기산은 공기오염, 수질오염, 토..

생명과자연 2022.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