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0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거침없이 자신을 솔직히 드러낸 글

무레 요코에 이어 사노 요코의 책도 읽기 시작했는데, 사노 요코의 문학성은 거침 없는 솔직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자신도 부모도 그 누구도 포장하지 않는 글. 그래서 흥미롭지만 때로는 읽기 힘들기도 하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1985년에 출간되었으니까 벌써 40여년 전 책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읽어도 그 글이 너무 세련되었다. 당시 사노 요코는 40대 중반. 사노 요코는 그림책으로 알게 된 작가이다. 그녀의 그림책은 여러 권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그림과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런데 그의 에세이집도 그 어떤 에세이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도서관에서 함께 빌려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은 한 편 읽고 던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명성에 기대서 글을 출간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

기타 2024.09.12

무레 요코 [이걸로 살아요] 소유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

무레 요코 책읽기 11권째. 이번에는 [이걸로 살아요]. 이 책은 독특한 데 무레 요코가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일본에서 2021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더블북에서 번역출간했다.  무레 요코는 60대에도 계속해서 책을 쓰고 있었다. 대단하다. 지금도 쓰고 있을까?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2024년에도 출간된 책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연꽃빌라 시리즈를 두 권 번역출간하고 더는 출간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에는 9권까지 출간되었다. 나머지 책도 번역해주었으면 좋겠지만... 베개와 관련한 부분에서 매트와 수건을 이용해서 베개를 만드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한 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시중에 파는 배게는 높이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다.  그리..

사노 요코[죽는 게 뭐라고] 죽음에 직면한 작가의 글

그동안 무레 요코의 책들을 읽다가 사노 요코의 책이 뭐가 있나? 검색해 보다가 사노 요코의 책도 한 번 읽어 보자 싶었다. 그러고 보니 사노 요코(1938-2010)의 [사는 게 뭐라고]를 읽은 지가 제법 되었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죽는 게 뭐라고]를 발견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13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마음산책에서 2015년에 번역출간되었다.사노 요코가 사망한 이후에 출간된 책이었다.  사진을 보니 사노 요코의 인상이 좋네.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좋아했는데, 어쩌면 그녀의 에세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죽음을 선고 받은 상태에서 써내려간 글도 힘이 빠지지 않아서 놀랐다. 정말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모양이다. [사는 게 뭐라고]에서 사노 요코는 일흔에 죽는 게 꿈이라고 ..

늙음과 죽음 2024.08.30

무레 요코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무레 요코 책읽기 9번째. 이번 책은 개인적으로 흥미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레 요코의 솔직한 글쓰기는 여전히 돋보였다. 2018년에 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경향 BP에서 2022년에 번역출간했다. 무레 요코가 5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쓴 글로 보인다. 무레 요코의 글은 소설이 더 재미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작가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선호하는 듯하다. 이 책은 50대 후반 이후의 사람들이 보면 공감하면서도 볼 수 있겠다. 젊은이가 본다면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젊은이가 본다면 나이든 사람의 꼰대스러운 잔소리로 여겨질 수도 있을 듯. 어쨌거나 무레 요코는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몸의 변화(머리색, 모발변화, 에스컬레이터..

늙음과 죽음 2024.08.23

무레 요코[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60대 초반 싱글 여성의 삶

무레 요코 책 읽기 8번째. 이번에는 무레 요코가 60대 초반인 2018년에 일본에서 출간한 에세이집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온다에서 2020년에 번역출간되었다. 짧은 글들이 의식주, 건강과 일, 돈, 그리고 인간관계 및 죽음준비에 대한 이야기들이 쓰여 있다. 이번 에세이는 다른 에세이에 비해서 더 흥미로왔다. 60대 초반 싱글 여성이 고양이를 데리고 사는 일상의 모습이 솔직하고 재미있게 잘 그려져 있다.  무레 요코의 소설과 에세이집이 놀랄 정도로 많다. 특히 소설 [연꽃빌라 이야기] 시리지가 최근까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모두 9권. 우리나라에서는 1,2권 밖에 번역출간되지 않은 모양이다. 좀더 읽어보고 싶은데 아쉽다.  심플하게 삽니다. 집>8. 절대 사지 않는..

늙음과 죽음 2024.08.22

무레 요코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 외할머니 이야기

며칠 전 도서관에 들러서 무레 요코 책을 두 권 더 빌려왔다. 6번째 무레 요코 일기는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 작가가 자신의 외할머니 이야기를 재미있게 쓴 것이다. 어제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해 쓴 글을 읽었는데, 이번에도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다.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가까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참으로 다른 문체로 풀어내었다. 하루키의 아버지 이야기는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 이야기에 비해 간결하지만 무겁다. 후자는 다소 수다스럽지만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면서 가볍다. 두 책 모두 읽는 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롭다.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에서 이야기는 외할머니 모모요가 아흔 살 때 도쿄에 홀로 상경해서 딸네 집에 머물면서 나름 버킷 리스..

늙음과 죽음 2024.08.12

무라카미 하루키[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 이야기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책제목이 눈에 꽂히면 읽어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가 그랬다. 원제도 그런가? 싶어 살펴보니 원제와 번역제목이 일치한다. 소설 파트에 있지 않은 책이라 실제로 고양이를 버렸다는 건가?하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20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해 비채에서 번역출간되었다.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이렇게 금방 번역출간되는구나,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으로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 [노르웨이 숲(1987)] [댄스 댄스 댄스(1988)] [TV피플(1990)]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 [해변의 카프라(2002)][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 를 읽었다. 그리..

기타 2024.08.11

무레 요코 [고양이의 주소록] 주변 동물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무레 요코의  [나이듦과 수납]을 읽고 난 후, 올여름에는 무레 요코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상호대차까지 하면서 빌린 책이 바로 [고양이의 주소록]. 이 책은 일본에서 1993년에 출간된 것으로 무려 20여년 전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해냄]에서 번역출간했다. 50만부 이상 팔렸다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글쎄... 사람들이 동물에 관한 책을 좋아하나? 무더운 여름날 읽기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본다. 사실 무레 요코가 원작자라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고, 나중에 소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은 것이 그녀의 책을 읽은 것 모두였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었던 이유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 책 제..

기타 2024.07.26

[매일을 쌓는 마음] 자신의 마음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정성껏 글로 묶은 책

[매일을 쌓는 마음]은 작가가 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작가는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하게 썼다. 그 정성이 대단해서 이 얇은 책을 후루루 읽을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천천히 자기 전 보름 동안 읽었다. 그렇지 않으면 글에 담긴 정성에 체하게 될 것만 같았다.   어릴 때부터 열심히 일기를 적어왔고 성인이 되어서는 문장으로 일기를 쓰지 않고 메모로 일기를 대신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껏 매일을 체크하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는 나는 이 작가가 일기를 적는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하지만 내 일상을 되돌아보기 위해 적는 나와 달리 작가에게 있어서 일기는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임과 동시에 글 작업이다. 일기는 매일의 글쓰기이고 결국 그 글쓰기가 이 책을 낳았..

아나톨 프랑스 [에피쿠로스의 정원]

'에피쿠로스의 정원'이라는 책 제목에 낚여서 읽기 시작했다. 아나톨 프랑스는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 그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그의 책도 읽은 적은 없다. 아타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는 필명이며 작가의 본명은 Jacque-Anatole-François Thibault였다. 작가 이력에 소개된 바와 같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1921년 [펭귄의 섬, L'île des peiunguins]이라는 소설로 받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주의자가 되었고, 드레퓌스 사건때 에밀 졸라와 함께 드레퓌스 무죄를 주장하면서 반유태주의에 맞섰다. 당시 카톨릭측에서는 반유태주의를 표방하면서 에밀 졸라와 아나톨 프랑스의 저서들을 금서목록에 올렸다고 한다. 지금도 프랑스 카톨릭 신..

기타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