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소묘'출판사에서 출간하는 그림책들은 따뜻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고 무엇보다 그림책 독서의 대상을 성인으로 잡고 있다는 것이 다른 그림책 출판사와 차이점이다.
이번 [인생은 지금]은 은퇴한 부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할아버지는 지금 당장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싶지만 할머니는 자꾸 뒤로 미루려고 한다.
할머니에게는 지금 해야 할 요리가 있고 청소가 있고 설거지거리가 있다.
할아버지는 지금 당장 인생을 즐기러 떠나고 싶지만 할머니는 지금 당장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결국 그림책의 마지막에서 할머니도 할아버지에 동의해 길을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인생이 지금 이순간이라는 지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절박해진다.
언제 죽음이 나를 끌고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기 전까지는 생존해야 하는 것이고 생존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사소해보이는 일들은 존재한다.
그래서 꼭 이곳을 떠나야 지금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지금 이곳'에서 인생을 즐기고 충실히 하는 것이 지혜라는 생각이다.
지금 이곳에서 죽기 전까지 생존을 위한 자잘한 일들도 해나가면서 또 소소한 즐거움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물론 너무 해야 할 일들에 갇혀서 즐거움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면 문제.
그때는 이곳을 잠시 떠나서 환기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리라.
[인생은 지금]은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보도록 만드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