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이 그림책이 오랫동안 있었지만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브렌다 기버슨이 쓰고 그린 이 [선인장 호텔]은 사구아로 선인장, 일명 변경주 선인장이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선인장의 일생을 담았다.
브렌다 기버슨(Brenda Z. Guiberson)은 그림책 작가인데, 어린 시절 정글 탐험가가 되고 싶었지 작가가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선인장 호텔]은 그림책이지만 어린이를 위한 생물도서로 생각된다. 다 읽고 나면 사구아로 선인장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공생하는 사막의 생태계를 이해하게 된다.
사구아로 선인장 꽃은 봄날 선인장 끄트머리에 피는데 해 진 후에 피어나서 오후 중반에 진다고. 그래서 밤에 향기를 내뿜고 야행성 박쥐가 꽃가루매개자가 된다고 한다.
사구아로 선인장은 새를 비롯한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지만 집도 제공한다.
그러고 보면 어린 시절 보았던 스누피 만화책 속의 스누피 형인 스파이크가 이 사구아로 선인장을 집삼아 사는 장면이 나온다.
선인장 구멍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 선인장이 사구아로 선인장인 줄 몰랐다.
사구아로 선인장은 미국 남서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그곳에서 자라는 키큰 선인장이다. 12.2미터 이상 자란다고 하는데, 가장 키 큰 사구아로 선인장은 86년 폭풍에 쓰러지고 말았지만 그 키가 23.8미터였다고 한다. 거의 8층 높이 아닌가?
그리고 1993년에 나온 영화 [아리조나 드림(Arizona Dream)]의 포스터에도 이 사구아로 선인장이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미국 애리조나 법은 이 사구아로 선인장을 훼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법령을 어기면 징역을 살게 된다고.
그림 속처럼 사구아로 선인장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은 낯설고 매혹적일 것 같다. 혹시나 애리조나에 가게 된다면 이 선인장 군락을 꼭 보고 싶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