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민 작가는 디자인, 일러스트를 하다가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바로 그러한 관심에서 비롯된 그림책이 [행복한 초록섬]인가 보다. 파란자전거에서 2014년에 출간했다.
산뜻한 표지그림에 이끌려서 이 그림책을 읽게 되었다. 흰색, 검정, 초록, 오렌지색, 4가지 색상으로 제한한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든다.
한 대도시 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된 초록섬,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 가재도구를 잔뜩 싣고 초록섬에 살러 간다.
세탁기와 커피포트를 가지고 갔다는 대목에서 초록섬의 미래가 눈에 보였다.
초록섬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초록섬에 좀더 쉽게 다가가기 위한 교통수단, 다리가 생겨나고 초록섬에 살러온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빌딩도 세워지고... 이 이야기는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변모하는 마을, 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마음에 평안과 안정을 주던 공간이 점차 피폐해지고 황폐해가는 것, 오늘날의 현실이다.
초록섬의 초록은 어느새 거의 다 사라지는 지경에 이른다.
우리가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과정과도 일치한다.
결국 이 그림책에서 초록섬의 과도한 개발을 중단시킨 것은 바로 자연.
지구의 지나친 개발과 오염을 해결할 방법도 자연에 기대는 수 밖에 없을까?
인류가 사라지면 자연환경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복원해나가리라 예측한다.
하지만 인류가 쉬이 사라질 것도 같지 않고, 자연의 파괴와 환경 오염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그러다 언젠가 인류의 욕심은 끔직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 이야기처럼.
그림책 마지막에서 할아버지는 이번에 나무 세 그루를 가지고 황폐해진 초록섬을 찾아간다.
스스로 저지른 잘못을 깨닫게 된 할아버지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표현하려고 한 것인지도.
저자는 우리에게 할아버지처럼 각성을 촉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