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의 계절]은 쓰네카와 고타로(1973-)의 소설책으로는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앞서 그의 소설 [가을의 감옥] [멸망의 정원(2018)]을 소개했었다.
[천둥의 계절]은 일본에서 2006년에 출간되었는데, 이후 개정되었고 2021년에 고요한 숨에서 번역출간된 것은 개정판이다.
[천둥의 계절]은 쓰네타와 고타로의 첫 작품인 [야시]에 실린 '바람의 도시'의 확장판이라고 한다.
[야시]가 궁금해져 상호대차 신청을 해두었다.
차례를 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인 겐야, 그리고 그의 누나인 아카네, 겐야를 온의 세계로부터 도망치게 만든 살인자 나기히사, 겐야와 아카네가 힘을 합쳐 물리친 끝없이 환생하는 악당 도바 무네키가 주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이야기는 천둥의 계절에서 시작된다.
천둥의 계절은 겨울과 봄 사이의 신의 계절을 뜻한다.
온 사람들은 이 계절이 지나면 새 해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천둥의 계절에 세상이 정화되어 새 세상이 펼쳐진다고 믿는다.
시작부터 무척 흥미롭다.
바깥세상, 즉 하계에서 온 겐야와 누나 아카네. 소설은 겐야와 아카네가 진짜로 어떤 관계인지, 아카네가 왜 천둥의 계절에 사라진 것인지, 겐야는 왜 온에 온 것인지, 겐야는 왜 온을 떠나야 했는지, 겐야가 어떻게 온을 무사히 떠나고 하계에 갈 수 있었는지를 들려준다.
1. 공간에 대한 상상
우리가 사는 세상, 온 사람들은 '하계'라고 부르는 현실 세상과 '온'이라는 고립된 가상의 세계, 두 세상이 있고,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사이의 또 다른, 소리 없는 층이 있다. 온이라는 폐쇄적인 가상의 마을은 문을 사이에 두고 무덤촌이라는 폐허지역과 연결되어 있다. 문지기가 그 문을 지키고 있어 무덤촌을 떠도는 유령이 온에 들어온 것도, 온 사람이 무덤촌으로 나가는 것도 막고 있다. 온 바깥과 하계 사이에 펼쳐지는 야수가 출현하는 들판, 다카마가하라. 온과 하계라는 질이 다른 두 공간을 경계짓는 여러 층들이 존재한다는 상상이 독특하다.
2. 풍령조와 부활하는 사람
이 소설 속에는 바람와이와이라는 바람의 정령인 거대한 새가 등장하는데, 이 새, 풍령조는 끝까지 겐야를 돕는다. 풍령조와 하카네, 도마 무네키, 겐야의 관계도 흥미진진하다. 풍령조는 불사의 새로 이 새의 힘으로 끊임없이 부활할 수 있게 된다. 도마 무네키는 풍령조 덕분에 계속해서 부활하고 4번째 부활때는 심장을 빼앗긴 채 죽임을 당한다. 심장 없이 부활하면 금방 숨이 끊겨 다시 신체는 분해되어 하늘로 올라가길 반복한다는 상상,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다. 피, 머리카락, 안구, 뇌수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상상하면 섬찟하다.
3. 온의 권력조직인 귀신조
온에서는 마을에 걸리적거린다고 분란을 일으킨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천둥의 계절에 비밀리에 죽이는 귀신조가 있다. 마을의 평화유지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귀신인 척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살인조직 귀신조는 온의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평화로운 온의 숨겨진 추악한 비밀이라고 할까.
천둥의 계절은 신비롭고 잔혹한 판타지소설이다. 일단 책을 손에 쥐면 계속해서 놓지 못하고 읽게 하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의 힘이 대단하다.
이제 [야시]의 도착을 기다리면서 [금색기계]를 읽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