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의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2021년 문학동네에서 이영미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앞서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라는 제목으로 2010년 황매에서 김해용 번역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번역본은 절판된 상태다. 나는 3년 전,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번역출간된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를 다시 읽어보았다.
사실 원제를 보면 이번의 번역본 제목이 더 정확한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친구 시마자키 시리즈 두 번째 권이다.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은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이 책도 황매에서 번역출간된 것으로 읽었다.
살펴보니까, 이 책 역시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번역했다.
황매 출판사는 두 권이 시리즈이기 때문에 제목을 원제에 충실하지 않고 '-할 수 없어'로 맞춘 것 같다.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의 화자인 '나'는 오가타 마사오. 중학교 1학년생이다. 도쿄의 평범한 서민층이 사는 동네의 남자 중학생 오가타와 그의 단짝 친구인 시마자키는 콤비로 활약한다. 이번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도립공원인 시라카와 정원에서 벌레 울음소리를 듣는 모임이 있는 날 한 여성이 살해된 채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살해된 여성은 20세의 모리타 아키코인데, 오가타가 좋아하는 여중생 구도의 이종사촌 언니다. 구도의 어머니의 언니의 딸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대규모 미성년자 성매매 조직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평범한 남자 20대 회사원이 고수익을 위해 만든 미성년자 성매매, 돈을 좀더 벌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유혹하는 루어, 평범한 청소년의 사진을 도용한 성매매 전단지와 같은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일본에서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불행한 가정사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와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를 풀어내는 미야베 미유키의 글솜씨는 여전히 대단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가 항상 그렇듯, 이 책에서도 평범한 사람들의 악행을 다룬다. 때로는 악의를 가지고 때로는 별 생각없이 타인을 불행에 빠뜨리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미야베 미유키의 인간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