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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는 마음] 책방 리브레리아Q의 5년 이야기

Livcha 2025. 9. 9. 12:18

정한샘[고르는 마음] 책표지

오후의 소묘에서 지난 7월에 출간한 따끈따끈한 책 [고르는 마음]. 이 책은 오후의 소묘 '작가노트 시리즈'에 속한다. 

앞서 출간한 티블렌더 노트 [고유한 순간들], 도예가 노트 [차를 담는 시간]이 그렇듯, 이 시리즈 책들은 멋진 이미지가 함께 하는 예쁜 책들이다. 

이번 책도 책 표지에서 바로 느껴지는 것처럼 예쁜 책이다. 

내 생각에 오후의 소묘는 예쁜 책을 만드는 출판사다. 

서점원 Q 정한샘은 진심을 다해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의 편지를 하나한 읽는 동안, 그 진심이 전해져서 이 책이 좋았다. 

지금껏 출간한 작가노트 시리즈 가운데 이 책이 최고인 것 같다. 

리브레리야 Q는 용인 어딘가에 있는 서점이라고 한다. 그곳에 가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곳을 운영하는 서점원과 그곳을 들르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좀더 지속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오후의 소묘도 마찬가지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니체의 용어를 빌자면 시대를 역행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욕망한다고 해서 무한정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언젠가 끝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 끝이 미뤄지길 빌어본다. 

작가의 글은 특별히 글솜씨가 탁월하다거나 문체가 특별하다는 거나 하진 않지만 진솔해서 좋다. 

일단 손에 잡으니 계속해서 읽힌다. 

누군가 고른 책을 받아서 읽는다고 생각하면 나는 싫다. 

나는 내 마음가는 대로 책을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 감동적이고 재미있다고 해서 내게도 감동과 재미를 줄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로 인해 책을 더 읽게 되고 만족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미지 속 서점은 복잡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이런 서점이 집 근처에 한 군데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멀리 이 서점을 찾아가고 싶지는 않다. 평소 가는 서점은 집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을 읽다 보니까, 어린 시절 동네에 있던 특별할 것도 없는 작은 서점, 다니던 중학교 근처에 있던, 방과후 참새방앗간처럼 들러서 책을 읽곤 했던 제법 큰 규모의 동네 서점이 떠올랐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는 내 기억 속 서점들이다. 지금 내가 사는 동네에는 근처에 작은 서점은 없다. 시내로 나가면 백화점 내에 교보문고가 있을 뿐. 그 교보문고를 잘 들르지 않는다. 백화점에 갈 때조차. 

지금은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에 간다. 더는 책을 구입하지 않기로 다짐한 내게 도서관이 제격이다. 

출판사와 작가를 생각한다면 책을 구입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서 도서관에 책을 신청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해준다면 작은 도움은 될테니까. 

책 말미에 서점원이 고른 책목록이 실려 있다. 

대부분이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다. 

그 중 [우울이라 쓰지 않고]가 보인다. 이 책은 작가의 첫 책인데, 섬세한 마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에세이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봐야겠다.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지만 빨리 그만두고 싶기도 하다."(어느 날들의 책방 일지, '어느 속상한 날')

작가의 이 말이 이 책 전체에서 가장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일 때조차 오래 하고 싶다가도 그만두고 싶기도 한 것 같다. 그럼에도 서점원이 책방을 최대한 오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