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크라카우어는 논픽션의 대가로 불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출판한 [야생 속으로]는
알래스카에서 16주를 자급자족하면서 보낸 청년 크리스 맥캔들리스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을 놓고
크리스 맥캔들리스가 죽기 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람들에게 맥캔들리스가 보낸 편지나 엽서,
그리고 가족들이 전해 준 맥캔들리스의 어린시절을 재구성해 보고,
작가가 맥캔들리스가 시신으로 발견된 장소를 둘러보면서 그의 사인이 무엇이었을지 추리해보는 과정을 담았다.
존 맥캔들리스라는 청년은 소로우와 존 뮤어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잭 런던의 책 읽기를 좋아했다 .
그는 분명 이상주의자이고 원시적 자급자족 삶을 동경했으면 자본주의적 삶을 경멸했다.
열정이 넘쳤고, 성실했으며, 하지만 경솔했다.
모험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고 새로운 경험을 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가 목숨을 잃은 이유는 독성이 있는 먹거리 때문으로 추리한다.
그가 좀더 지혜로왔다면 알래스카의 지도를 준비했을테고,
자신이 경험할 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또 야생식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렵과 채집으로 삶을 꾸리려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자연에 대해서는 겸손한 태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의 겸손과 오만은 결국 그의 목숨으로 그 값을 치뤘으니 그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젊은이라면 이상을 꿈꾸고 열정이 넘치며 오만하고 경솔한 반면, 경험과 지식, 겸손은 부족하기 쉽다는 것이 나를 되돌아봐도 그렇다.
그가 알래스카의 모험을 끝냈을 즈음 살아서 돌아왔으면 얼마나 좋았겠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 그는 자신의 모험으로 성인식을 치루고 건강한 성년으로서의 삶을 잘 풀어나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험에서 무사히 살아날 수도 있지만 죽을 수 있다. 그리고 자연은 냉혹하다.
그는 야생에서 생을 마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야생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작별인사,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고 신에게 감사한다. 안녕.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이 인사를 읽으며 이 청년의 죽음을 너무 슬퍼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살다 사라진 삶일 뿐이다.
스스로 행복했다고 하지 않는가. 어차피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삶의 길이와는 상관없다.
책을 읽는 동안, 존 크라카우어가 풀어낸, 그 청년의 마지막 몇 년간의 진실되고 성실하고 격렬했던 삶에 저절로 끌려들어갔다.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