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책, Le Second souffle(Philippe pozzo di Borgo, 2011)
나는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이들의 우정이 궁금했다.
전신마비인 귀족출신 부자와 아프리카출신의 가난한 백수의 만남,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우정.
책은 기대한 것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중간에 그만 읽을까 하다가 지루했지만 일단 계속 읽어나가기로 했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저자인 필립과 아내 베아트리스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낫겠다.
1%의 우정은 적당한 제목이 아닌듯!
필립 포조 디 보르고는 패러글라이딩의 취미를 가졌다.
이 익스트림 스포츠 때문에 사고가 나고 전신마비환자가 된 것.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독수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그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날지 못하는 인간은 날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익스트림 스포츠는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위험부담을 진 즐거움.
즐거움의 댓가로 사지를 내놓은 셈.
저자는 귀족집안 출신으로 부호였고, 아내와의 사랑을 과시하듯 누렸지만 세상은 어떤 점에서 공평하다.
아내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는 데다가 전신마비의 남편을 놓고 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렸고, 그는 자신의 취미로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으니...
아무튼 이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흥미로운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대목을 굳이 찾으라 하면, 다음 단락.
"사실, 따지고 보면 추억이란 아무런 문제없이 평안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사치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사는 사람이나 극심한 고통을 견뎌 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기억이란
늘 현재에 멈춰 있거나 그날그날의 생존을 이어가는 일의 고단함 속에 정지해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느 과자'는 상류사회의 신사에게나 가능할 법한 추억이었다."
굳이 교훈을 찾아보면 극단적 스포츠 취미는 장애 또는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