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올리비에 블레이즈가 쓴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2017, 북라이프)]를 손에 든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 소설가는 왜 걷는걸까?하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소설가가 도보여행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냥 걷고 싶다,는 것이 내가 발견한 이유라면 이유일까? 확실히 제목에 낚였다. 원래 제목은 'L'art de la marche'로 번역해보자면 '걷기의 기술' 정도가 될 것이다. 사실 이 원제가 글에 적합한 제목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그의 막무가내식 걷기에 있어 그가 어떤 실수를 하고, 어떤 무모한 짓을 벌이고 어떤 위험과 행운에 노출되는지를 발견하며 그 상황에 그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