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오후의 소묘에서 펴낸 그림책은 [새의 심장(2021)]. 마르 베네가스가 쓰고 하셀 카이아노가 그렸다. 채도가 낮은 붉은 색과 푸른 색, 그리고 회색이 넘실거리는 그림들이 첫 눈에 호감을 준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소녀와 어떤 소년, 나나와 마르탱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고 나나의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와 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꿈을 꾸고 시를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다. "폭풍이 고함치는 소리나 떨어진 낙엽 같은 것 그런 것들을 시라고 부른대." 누구나 시를 쓰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시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겨준다. 날개를 가진 존재인 새는 우리의 심장이고 마음이라는 것. 시인의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