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 비평사, 1994)]는 베스트셀러 시집으로 유명했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풀어낸 사랑, 고독을 담은 도발적인 시들이 인상적이다. 읽는 내내 '참 시를 잘 쓰는구나', 싶었다. 삼십대에 들어선 여성이 '잔치는 끝났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자유로운 연애, 치열한 사회의식 등 마음껏 살아가던 20대의 시기가 끝이 나고 세상 속으로 편입되는 나이를 30대로 기준 삼았던 걸까? 90년대 초반의 젊은이에게 30대는 요즘의 30대가 생각하는 30대와는 다를 것 같다. 요즘이라면 '마흔, 잔치는 끝났다'라고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시집은 오늘날 40대 초반이 읽으면 괜찮을 것 같다. 내가 이 시집에서 제일 인상적으로 보았던 시는 김용택 시인의 발문에서 인용한 시로 '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