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당나귀]를 읽고 반해 버린 이 프랑스 작가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를 이어 읽었다. 이 땅에 번역된 그의 소설이 얼마 없지만 일단 번역된 작품이라도 읽어보자 싶었다. [이아생트]는 [반바지 당나귀]의 연속편 아닌 연속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바지 당나귀]와는 또 다른 묘미를 주는 소설인데, 나는 이 소설을 '고독'의 소설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화자가 누군지 알기 어려운 가운데, 지독히 고독한 동네와 공간, 즉 '라 코망드리'라는 저택 속에서 머물고 있는 화자는 성 가브리엘 고원에 있는 외딴 집 '라 주네스트'의 등불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영혼을 상상하는 나. 유일한 불빛에의 집착, 애착... "어두워지면 어김없이 켜지는 그 불빛은 거기에 누군가가 깨어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