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를 뜯어서 책을 꺼내는 순간 녹색으로 눈부시다. '허락없는 외출'이라... 그림책을 펼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가는데 글이 없다. 맨 마지막 페이지에서 비로소 글이 나온다.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그냥 느끼라 하는 것 같다. 한밤중에서 새벽까지의 외출. 짙은 녹색에서 옅은 녹색으로 그리고 마침내 노란빛으로 끝이 난다. 하얀 옷을 입은 아이는 밤새도록 숲을 거닌다. 아름다운 꿈 같다. 지난 밤 나는 바위산을 헤매는 꿈을 꿨다. 가파란 바위에서 바위로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아 불안하고 두려운 꿈. 그런데 그림책 속 아이는 녹음이 울창한 숲을 헤맨다. 이 아이도 불안했던 것 같다. 한밤중 숲의 생명체들 속에서 다니는 일이 자유롭고 행복한 기분은 아니었으리라. 그렇게 헤매다가 아침햇살이 비치니까 숲의 방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