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유령의 숲] 상상력의 부정적 영향

Livcha 2022. 9. 2. 10:33

[유령의 숲] 그림책 표지

[유령의 숲]은 티벳의 설화를 기초로 해서 김진락이 쓰고 류준화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baramedia에서 2005년 '철학동화'라는 카테고리로 출간했다.

개인적으로 유령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이 그림책 제목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밤에 숲을 지나오던 가죽신 장수는 유령을 만난다. 

가죽신 장수가 전한 숲의 유령 이야기는 마을에 널리 퍼지고 사람들은 숲의 유령이 두려워 숲 가운데 있는 산딸기밭에 가지 못한다. 

여기서 가죽신 장수는 유령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두려움으로 비롯된 상상을 믿었고, 동네 사람들은 유령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하지 않고 소문을 그대로 믿는다. 

진실에 대한 파악을 하지 않고 그릇된 믿음을 만드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릇된 믿음은 사람들에게 산딸기축제도 하지 못하게 위축시킨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 나그네는 유령의 정체부터 파악한다. 

도대체 유령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두려움과 상상력이 만나 그릇된 믿음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령을 보았네, 귀신을 보았네, 하는 이야기는 넘친다.

그런데 다들 가죽신장수처럼 자신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진상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리라.

 

오래 전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뭇가지에서 펄럭이는 것에 화들짝 놀란 기억이 난다.

유령인가?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까, 가지에 매달려 늘어진 비닐이어서 헛웃음이 난 적이 있다.

만약 그때 그것을 확인하지 않고, 유령을 보았다고 결론짓고 믿어버렸다면 어땠을까? 바로 가죽신장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죽신장수처럼 이사람 저사람에게 유령을 보았다고 전한다면 도시괴담이 또 하나 탄생되었을 것이다.

그때 이 도시괴담을 믿고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생긴다면 바로 그림책 속 마을사람들처럼 근거없는 믿음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상상력은 우리에게 풍성한 삶을 만들어주는 강력한 힘이지만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라 그릇된 믿음, 미신을 양산하는 데 한 몫하기도 한다. 그림책 이야기는 바로 상상력의 그릇된 사례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