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기둥]이 얼마나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소설인지는 도서관에서 빌린 이 소설책이 너덜너덜해진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표지에 '훼손도서' 스티커가 붙어 있다.
[대지의 기둥] 3권은 4,5,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는 1142-1145년, 5부는 1152-1155년, 6부는 1170-1174년을 다룬다.
4부는 킹스브리지를 습격해 불태운 후 필립에 의해 지옥의 저주를 받은 윌리엄이 공포에 사로잡혀 웨일런을 찾아가서 고해하고 죄사함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윌리엄의 킹스브리지 공격으로 대성당 건설을 책임진 톰이 죽고 대성당건설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한 양모시장도 초토화되서 필립은 다시 곤경에 빠진다. 한편 동생 리처드를 위해 잭을 사랑하지만 앨프레드와 결혼하기로 한 앨리에너는 결혼식날 아침 잭과 사랑을 나누고 앨프레더와 결혼을 한다. 앨런은 그 결혼을 저주하고 잭은 킹스브리지를 떠난다. 잭은 프랑스로 건너가 아버지 잭 셰어버그에 관한 정보도 알아보고 성당도 연구하면서 산티아고콤포스텔라로 향한다.
킹스브리지는 쇠락하고 앨런은 잭의 아이를 임신한다. 앨프레드가 이어간 대성당 건설은 성당 천정이 무너져 많은 사람이 사망함으로써 위기에 봉착한다. 앨프레드는 출산한 앨리에너를 내쫓고 앨리에너는 잭을 찾아 아기와 함께 킹스브리지를 떠나 잭의 발자취를 쫓아 스페인까지 간다.
잭은 킹스브리지로 돌아가 생드니 대성당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스타일의 대성당을 짓기로 하고, 선물로 받은 눈물흘리는 여인상을 기적의 마리아상으로 변모시켜 킹스브리지 대성당 건설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로 한다. 그리고 생드니에서 잭은 앨리에너와 자신의 아이와 만났을 뿐만 아니라 세르부르에서 아버지 잭에 대한 정보도 구한다. 킹스브리지로 돌아온 후 잭은 대성당 건설 책임자로 일하는 대신 앨리에너와 앨프레드의 결혼이 무효로 인정되어 결혼할 수 있을 때까지 앨리에너와는 떨어져 살도록 지시받는다. 잭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과 관련된 3인 중 살아 있는 웨일런 주교를 찾아간다. 왜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는지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적어도 아버지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었음을 확인한다.
윌리엄은 잭을 죽이고 킹스브리지를 초토화시킬 계획을 세운다. 킹스브리지에서는 윌리엄의 공격에 맞서 성벽을 세워 맞선다. 윌리엄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간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잭과 앨리에너는 킹스브리지를 떠나지 않기로 하고 앨리에너와 앨프레드의 결혼무효신청을 하기로 한다.
5부의 이야기는 7년이 흐른 후의 시간에서 시작된다.
잭은 대성당 건설의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만 명층의 균열로 고민한다. 킹스브리지를 떠났던 앨프레드가 다시 돌아와 킹스브리지 대성당 건설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자 톰 아버지를 생각해 그를 고용해준다. 앨리에너는 9년동안 앨프레드를 본 적 없지만 여전히 부부다. 잭과 앨리에너 사이에는 토미와 샐리라는 9세된 아들과 7세된 딸이 있다. 잭과 앨리에너는 여전히 부부로 인정받지 못해 따로 살고 잭은 앨프레드 여동생 마사와 살고 앨리에너는 동생 리처드와 산다. 잭은 대성당 책임자로서 일하고 앨리에너는 양모 제조 사업가로 일한다.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앨리에너는 잭에게 화풀이를 하곤 한다. 리처드는 킹스브리지를 지키는 야경꾼이 되었고, 잭 어머니 앨런은 여전히 숲 속 동굴에서 산다. 톰의 막내 아들인 조너선은 이제 16살이 되었다.
37세가 된 윌리엄은 14세인 엘리자베스와 결혼했고 윌리엄 어머니 리건 햄리는 죽음을 맞았다. 웨일런의 부추김으로 윌리엄은 죽은 어머니를 위해 셔링성당을 세우기로 한다. 앨프레드는 셔링 성당 건축책임자가 되기로 하고 킹스브리지의 장인들을 모두 데리고 나와 킹스브리지는 다시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킹스브리지 부수도원장인 레미기우스는 셔링성당의 사제가 되려는 욕심에 킹스브리지를 떠난다.
윌리엄은 자신의 영지의 농노와 소작민들을 협박하고 살해하고 강간하는 등 갖은 악랄한 수단을 동원해 재산을 갈취한다. 기근으로 늘어난 범법자들을 규합한 리처드가 자신의 백작령을 탈취하지 못하도록 샐리채석장을 공격해 리처드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한다. 리처드와 범법자들은 헨리편에 가담한다. 스티븐왕과 모드의 협상이 타결되어 스티븐은 죽을 때까지 왕이 되기로 하고 이후에는 모드의 아들인 헨리가 왕위를 계승하기로 한다. 약탈된 땅은 헨리1세 치하 당시 주인에게 반환하기로 한다. 하지만 백작령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앨리에너와 리처드는 얼즈캐슬을 공략해 장악하고 리처드가 백작이 된다. 윌리엄은 어린 시절의 햄리마을로 돌아가고 레미기우스는 몰락한다.
잭도 필립도 다시 곤경에 처한다. 잭은 킹스브리지 대성당 균열문제를 해결 못 한다. 또 앨리에너는 10년간 결혼무효를 기다리다가 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무능한 리처드백작은 영지에서 이익을 내지 못해 채석장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대성당측의 채석장 접근을 막는다. 세리프의 죽음으로써 웨일런의 도움을 받아 윌리엄이 새 셰리프가 되었기에 필립은 채석장 문제를 법원에서 해결할 수 없게 된다. 필립은 거지가 된 레미기우스를 평수사로 받아들인다. 조너선은 필립의 비서가 된다.
셔링성당공사가 중단되어 앨프레드가 다시 일자리를 잃고 킹스브리지로 되돌아온다. 리처드는 앨리에너가 앨프레드에게 강간당하는 것을 막으려다 앨프레드를 살해한다. 윌리엄은 리처드를 살인죄로 체포하려고 하지만 성소체포불가 원칙에 따라 한발 물러선다. 필립은 리처드가 살인죄로 체포되지 않도록 십자군 원정을 제안하고 리처드는 받아들인다. 앨리에너가 리처드 대신 백작령을 통치하기로 한다. 앨프레드가 죽어 결혼이 무효가 되면서 마침내 잭과 결혼한다.
6부의 시대적 배경은 헨리2세의 통치시기로 켄터베리대주교인 토머스 베켓이 왕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야기는 새로 완공된 킹스브리지 대성당 봉헌의 날에서 시작된다.
킹스브리지 대성당의 완공은 킹스브리지 수도원의 번영의 상징이자 필립의 웨일런에 대한 승리를 뜻한다.
이제 필립은 예순살을 넘었고 앨리에너는 쉰을 갓 넘었으며 잭은 40대 중반이다. 윌리엄은 50대 중반.
잭과 앨리에너의 아이들인 토미와 샐리도 20대다. 건축에 무관심한 토미는 기사가 되었고 백작딸과 결혼해 세 아이를 두었다. 샐리는 성당 채색유리 전문장인이 되었다. 조너선은 신임 부수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웨일런은 새로운 음모를 꾸민다. 그는 조너선이 필립의 아이라면서 필립을 간음죄와 친족등용죄로 종교재판소에 고발한다. 재판관이 웨어햄의 피터이기에 필립에게는 불리한 상황.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너선의 친부모를 찾아야 한다.
마침내 조너선의 친부모가 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종교재판의 증인으로 앨렌과 레미기우스가 도움을 줘 필립은 혐의를 벗는다. 필립의 오랜 적이었던 앨렌과 레미기우스의 극적 화해가 이루어진 것. 앨렌의 도움으로 조너선은 어머니 애그니스의 무덤을 찾는다.
킹스브리지에서 신임을 잃은 웨일런은 링컨 주교가 되었고 킹스브리지 주교로 피터 웨어햄을 추천한다. 필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에 가서 토머스 베켓 대주교를 만난다. 헨리2세와 토마스대주교의 극적 화해가 이루어져 토마스 대주교가 영국으로 돌아온다.
웨일런과 윌리엄은 토마스 대주교 암살계획을 세우고 토마스 대주교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시민들은 토마스가 순교했다고 여기고 킹스브리지 주교로 선출된 필립이 나서 부러진 칼을 증거로 제시하며 성전을 선포한다. 결국 토마스 대주교는 순교자가 되고 윌리엄은 토마스 대주교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진다.
십자군원정을 떠난 리처드는 시리아에서 사망하고 아들 토미가 백작이 된다. 앨리에너는 양모사업을 계속한다.
웨일런은 킹스브리지 수도원의 평수사로 받아들여진다. 웨일런은 잭에게 아버지의 죽음과 얽힌 진실을 알려준다. 헨리1세의 아들이 다음 왕이 될 수 없도록 화이트쉽을 가라앉도록 조치해 사고로 위장해 살해한다. 이 진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유일한 생존자인 음유시인 잭을 도둑으로 몰아 죽였다는 것.
[대지의 기둥]은 교수형으로 시작해서 교수형으로 끝이 난다. 선한 잭은 억울한 죽음을 당해서인지 바로 목이 부러져 빠른 죽음을 맞지만 악한 윌리엄은 쉽게 숨이 끊어지지 않아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이야기 시작 전 나오는 '화이트쉽' 사고는 바로 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권력싸움의 상징처럼 작가에게 해석되어 중요한 소재가 된다. 킹스브리지 대성당의 완공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교권과 왕권간의 권력싸움 이야기이기도 하고 필립과 웨일런, 또 앨리에너와 윌리엄 간의, 인물간 싸움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필립과 필립의 적들, 즉 레미기우스, 앨렌, 웨일런 사이의 화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톰과 앨렌, 잭과 앨리에너의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3권에 걸쳐 펼쳐진 이 장편소설은 충분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이제 킹스브리지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끝없는 세상]을 읽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