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과 죽음

[어느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 이 시대의 노후 대책 한 사례

Livcha 2021. 7. 23. 08:06

살림, 2013

1. 22년간 기자생활을 해서 번 돈으로 오피스텔 두 채을 마련하고 전원주택 지어서

돈벌이를 하지 않고 오피스텔에서 생기는 임대소득으로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 이야기를 쓴 책이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일단 전직기자인 김영권은 기자로 돈벌이를 하지 않고 임대소득으로 먹고 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리고 임대소득은 120만원이다.

이 돈으로 여동생과 전원주택에서 살면서 바쁘게 살지 않겠다는 것이다.

63세가 되면 오피스텔 한 채 팔아서 아들 결혼자금에 보태주고

그때부터는 그 부족한 부분을 84만원 연금으로 채우겠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채는 70살에 팔아서 그때부터는 연금만으로 100세까지 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영권은 이런 삶을 자발적 가난이라 이름 붙였다.

글쎄, 자발적 가난은 아닌 것 같다.

그낭 자발적으로 덜 벌면서 살기 아닌가 싶다.

책 제목과 달리 돈은 절대로 더 이상 안 벌겠다는 것도 아니다.

임대소득으로 돈을 번다.

그리고 그때그때 돈 벌 일이 생기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책 출판, 예쁜 전원주택 공모도 해서 돈도 번다.

 

2. 이 책의 실험이란 것을 정리해 보면

월급장이로 바쁘게 살지 않기 위해 임대소득자로 느슨하게 살면서

도시의 아파트에서 회색풍경 보면서 살지 않고 전원주택 지어 좀더 자연 가까이 살면서

자가용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집안 살림은 45만원 주고 여동생에게 맡기면서

75만원으로 나머지 들어가는 돈 해결하다가

63세부터 70세까지는 오피스텔 한채에서 나오는 임대소득과 연금 84먄원으로 살고

70세부터 100세까지는 연금 84만원으로 살고

또 100세까지 살려는 목숨에 대한 욕심도 버리지 않으면서

산다는 것이다.

 

 

3. 저자는 임대소득으로 돈 버는 것은 괜찮다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는 임대소득으로 돈 버는 것은 자기 노동력으로 돈 버는 것보다 좋지 않다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좀더 편해지기 위해 월급쟁이로 매여서 돈을 버는 것보다 임대소득으로 버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전원주택 지어서 살면서

임대소득으로 돈 벌어서 살면서

집안일은 여동생에 맡기고 살면서 

노자와 부처의 삶 등을 운운하는 것은 좀 넘친다 싶다.

그냥 저자는 자신이 매일매일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미있게 편하게 꾸려가는가로 책을 한 권 만들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좀더 자신의 부족한 일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책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래서 뒷편으로 갈수록 저자의 그릇에 걸맞지 않는 내용이 펼쳐지는 것 같아 불편했다.

 

4. 그럼에도 나는 저자가 돈벌려고 혈안이 된 세상에서 적게 돈벌어서 살아보자 하는 큰 결심을 한 것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시대에 좀더 다른 선택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