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았을 때는 화니라는 소녀의 꿈이 뭘까? 궁금했다.
그런데 이 소녀의 꿈은 요정의 도움을 받아 왕자와 결혼하는 것, 즉 신데렐라가 되고 싶었던 것.
소녀의 꿈이 신데렐라라니! 헐. 공주와 결혼하는 것이 꿈인 소년이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은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언제적 그림책일지 궁금해서 살펴보니까, 1996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충격! 20세기초의 그림책인가 했다.
물론 평범한 시골 소녀가 신데렐라의 꿈을 꾸었지만 결국 평범한 남자와 결혼해서 농사를 짓고 아이 낳고 살면서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이야기가 신데렐라 이야기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 그 많은 상을 주었나 보다. 그럼에도 시골 소년의 꿈이 공주와 결혼하는 것이었지만 평범한 여자와 결혼해서 농사를 짓고 아이 낳아 잘 사는 것에 만족한다는 스토리로 바꾸어 본다면, 이 그림책 스토리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결혼과 가족에 갇혀 살아왔던 여성의 꿈에 대해서는 보다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여성이 글을 썼음에도 그런 고민이 없어 아쉽다.
뿐만 아니라, 이성애적 결혼과 가족에 대한 고정 관념을 고착화시키는 내용이다. 아내가 글을 쓰고 남편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라서 그런가? 오히려 입양이나 동성결혼 등에 대한 고민이 담긴 그림책이 21세기의 아이들에게는 더 권장할 만하다.
그럼에도 이 그림책의 매력으르 찾아본다면, 그림에 있다. 마크 뷰너의 그림은 따뜻하고 섬세하며 매력적이다.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그림이라고 생각된다.
신데렐라 비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그림책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