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곰라이프]는 스웨덴 사람들이 좋은 삶을 가꾸는 방식에 대해 알려준다.
1. 라곰Lagom은 스웨덴어로 '라아곰'이라고 발음하지만 우리말로 '라곰'이라고 쓰나보다.
'라곰'은 형용사이기도 하고 부사이기도 한데, '적당히, 충분히, 딱맞게, 적당한, 알맞은, 충분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라곰라이프'는 '알맞은 삶, 적당한 삶, 충분한 삶' 정도로 번역할 수도 있겠다.
스웨덴 사람들이 "이 정도면 적당한 삶인데!"라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책의 저자가 알려준다.
스웨덴식의 좋은 일상을 어떻게 꾸리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미국인으로 스웨덴사람은 아니지만 스웨덴에서 나고 자란 어머니 덕분에 스웨덴 문화에 친숙한 모양이다.
2. 일단 '라곰라이프'를 추구한다는 것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삶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일상적 삶 속의 균형을 추구한다. 검소한 삶을 산다.
좋은 소비를 고민한다. 좋은, 윤리적인 먹거리, 입을거리를 고민한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휴식한다.
일의 완벽성보다는 한계를 긋고 적당한 선에서 일한다. 일은 개인적 성취보다는 협업을 중시한다.
휴식의 중요성을 안다.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줄 안다. 휴식시간인 피카fika, 즉 커피타임을 둔다. 하루 중 적당히 일하고 휴식하자는 것이다.
신선한 음식을 먹되 과도하게 먹지 않는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
자기만의 아늑한 공간을 만든다.
옷도 가구도 오래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계절의 리듬을 따르고 야외산책을 즐긴다.
스스로 만드는 작업, 자연과 가까이하려 애쓴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낸다.
사람들과의 교류는 될수록이면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서 한다.
일상적인 움직임에 신경쓴다.
스스로 조금씩 성장하는 삶을 산다.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 윤리적인 삶을 살려고 애쓴다.
3.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스웨덴 기업 이케아가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품들도 결국 스웨덴인들의 문화 속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기업이니 물건판매와 이윤획득이 중요한 사안이겠지만, 스웨덴식의 라곰 라이프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친환경적인 가구, 저렴하더라도 좋은 디자인의 물건.
또 이케아는 유기농 커피를 판매한다.
스웨덴인들이 영국인들이 티타임을 중시하듯 오후의 커피타임(피카 fika)을 중시하니 일상 속에서 커피는 중요하리라.
또 마켓에서 청어절임을 판매하는데, 스웨덴인들은 과거 생선만 먹고 지내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청어와 고등어는 즐겨먹는 생선이었다고.
그리고 이케아 식당에서는 채식요리가 반드시 있다. 채식, 유기농 식품을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스웨덴인의 문화가 식당과 마켓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기능적인 실용성과 멋진 디자인을 동시에 중요시하는 스웨덴인들,
이케아 역시 멋진 디자인의 실용적인 물건을 만들어내 우리나라사람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명기구가 많고 눈에 띠는 데, 그것은 스웨덴의 길고 어두운 겨울 때문이라고.
어쨌거나 이케아 제품이 모두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케아 제품이 가진 매력은 바로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인 '라곰'에서 나온 것이구나,하고 알 수 있었다.
4. <노트> 얀테의 법칙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2. 당신이 남들만큼 잘났다고 생각하지 말라
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4. 당신이 남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5. 당신이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
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7. 당신이 모든 것에 능숙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8. 남들을 비웃지 말라
9. 아무도 당신을 신경쓰지 않는다
10.다른 사람을 가르치려하지 말라.
얀테의 법칙은 1933년 덴마크 출신의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제의 책 [도망자, 지나온 발자취를 다시 밟다]에서 '얀테'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사람들이 생활 속에 지키는 법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의 핵심은 '겸손'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잘난 척하며 남들을 비웃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 시대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법칙으로 느껴진다. 다들 자신의 잘남을 과시하느라 분주한 시대에 나를 낮추는 얀테의 법칙은 어색하다.
하지만 얀테의 법칙이 주는 메시지를 이렇게 이해하면 어떨까?
나만큼 타인들도 잘난 점이 있으며 내 말을 떠들기에 앞서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이 시대에도 나름 어울릴 법하다.
5. 이 책이 말하는 스웨덴식의 라곰이 스웨덴만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좋은 삶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추구할 만한 삶이라고 본다.
다만 구체적인 측면에서 스웨덴의 자연과 문화 속에서 바람직한 일상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이런 류의 책은 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되돌아볼 수 있게 해서 좋다.
소박하고 검소하고 단순한 삶, 더 나아가 아름답고 친환경적이며 윤리적인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낼지는 항상 고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