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딕슨 카의 미스터리 소설들을 읽다가 어느새 코넬 울리치의 미스터리 소설로 옮겨갔다.
코넬 울리치 스타일가 40년대 출간한 미스터리 소설은 이전의 탐정중심의 미스터리물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앞서 포스팅한 바 있다.
1940년에 출간한 [검은 옷의 신부] 뿐만 아니라 이번에 읽은 1942년에 출간한 [환상의 여인]도 탐정이 살인방법을 파헤치는 식의 미스터리물은 아니다. [검은 옷의 신부]는 살인범이 주인공이면서 시작부터 살인범이 살인을 하는 과정을 독자들이 따라가도록 만들면서 긴장감을 유발하낟. [환상의 여인]은 [검은 옷의 신부]와는 다르지만 계속해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내가 읽은 [환상의 여인(Phantom lady)]는 작가명을 코넬 울리치(Cornell George Hoply-Woolrich)가 아니라 윌리엄 아이리시로 소개하고 있다. 윌리엄 아이리시와 조지 호플리는 모두 코넬 울리치의 필명이다.
[환상의 여인]이란 제목에서 무척 촌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원제대로 유령숙녀로 번역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무튼 목차를 보면 사형집행일로부터 150일전부터 시작해서 사형집행 하루 뒤까지까지로 되어 있어 목차 자체가 긴박감을 준다.
주인공 스코트 핸더슨이란 30대 남성이 우연히 만난, 오렌지색 모자를 쓴 여성과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니까 자신의 아내가 목이 졸린 채 죽어 있어 충격을 받지만 용의자로 찍혀 형사들에게 심문을 받고 유치장에 갇히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국 핸더슨은 아내가 살해된 시간에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해 살인범이 되고 사형집행을 당한 위기에 내몰린다.
이 사건을 추적한 형사 버저스는 처음에 핸더슨이 살인범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그가 살인범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핸더슨의 애인인 캐롤과 핸더스의 친구인 롬버드와 함께 핸더슨의 알리바이를 찾기 위해 애쓴다. 그 알리바이의 중심에는 핸더슨가 핸더슨의 아내가 살해된 그날 저녁 함께 시간을 보낸 오렌지색 모자를 쓴 여자를 찾는 일이 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검정옷에 오렌지색 모자를 쓴 여인, 푸른색으로 인테리어된 집과 푸른 색 의상을 입은 핸더슨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으로 강렬하다.
소설은 읽기 시작하면 손에 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지진하다.
[환상의 여인]이 그의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로 꼽힐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전세계 미스터리소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가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