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ert Mingarelli의 La Derniere Neige.
김문영이 번역하고 샘터에서 출간한 책.
작가나 책에 대한 아무런 선지식 없이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든 것은 제목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눈'.
눈이 그리울 만큼 날씨가 무덥다.
[마지막 눈]은 어떤 의미에서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 소년의 이야기.
낮에는 노인들을 산책시키면서 푼돈을 벌고 돌아와서는 병들어 죽어가는 아버지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이.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이는 이 소년의 체바퀴돌던 이어지는 일상에 한 줄기 빛이라면
그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러 보고 가는 새장 속의 솔개.
이 솔개는 소년의 유일한 욕망이라 일상의 탈출구라는 생각이 든다.
소년은 이 솔개를 사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모은다.
하지만 비싼 솔개를 사기에 그가 버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급기야 소년은 돈을 벌기 위해 새끼 고양이를 익사시키고 늙은 개를 버리는 일까지 한다.
결국 소년은 솔개를 손에 얻고 아버지는 이 세상을 떠난다.
소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그의 삶이 가난하고 힘들고 고독하다는 것이 드러날 뿐이다.
소년의 눈이 빛이 날 때는 병든 아버지에게 자신이 지어낸 솔개사냥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솔개를 얻고 싶은 욕망에서 새장 속 솔개를 바라볼 때였을 것이다.
그런 욕망마저 없다면 소년의 삶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 욕망은 생존의 욕망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삐뚤어진 일도 마다 않는다.
그릇된 행동을 해서라도 유일한 욕망을 채우는 소년을 탓하기가 어렵다.
너무 가난하고 힘들고 고독해서 그릇된 행위로 욕망을 채우는 자에게 어찌 돌을 던지랴. .
살려는 몸부림같아 처절한 욕망 채우기.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한 번 찾아보았다.
1956년생인 위베르는 멩가렐리(왜 밍가렐리가 아니고 멩가렐리일까?)는 17살에 학업을 중단하고 3년간 배를 탄다.
그리고 여러가지 일을 전전하다가 1980년대말부터 책을 출간한다고.
2003년에는 메디치스상도 받는다.
[마지막 눈]은 2000년에 출간된 책이다.
그의 소설의 특징은 여성이 부재하고 주로 아버지와 아들관계를 다루는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눈]도 그렇다. 상을 받은 작품 [4명의 병사]도 그렇단다.
작가는 지금 알프스 오두막에서 살고 있다고.
사진 속 작가의 모습이 좀 처량해 보인다.
정말 덥다... 땀이 줄줄 흐른다...
수박이 먹고 싶네.
하지만 우리집엔 수박이 없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