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오 산세이(1938-2001)는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다.
와세다 대학 문학부 서양철학과를 중퇴했지만 그의 생각과 삶의 모습은 철학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작가이자 시인이고 대안문화 공동체 삶을 꿈꾸었던 활동가이기도 했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은 [더 바랄 게 없는 삶]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이후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읽었고 이번에는 [애니미즘이라는 희망]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은 1999년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류큐 대학에서 강의한 것을 기록한 것.
'애니미즘이란 희망'이란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야마오 산세이의 새로운 애니미즘에 대한 생각이다.
애니미즘은 그의 종교관이자 문학관이자 삶의 철학이다.
원래 애니미즘이란 삼라만상에 영혼이 깃들있다고 믿는 원시종교이지만
야마오 산세이는 삼라만상에서 신을 보며 삼라만상이 아름답고 경이롭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긴다.
이러한 생각이 환경문제를 푸는 데 열쇠가 된다고 본 것.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에 대해서 이미 경고하고 있지만 일본은 야마오 산세이의 말을 귀기울이지 않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비극적인 환경재난을 맞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야마오 산세이가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아마 그의 영혼이 있다면 통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라마크리슈나의 '신을 구하며 울어라'라는 말이 그를 야쿠시마로 이끌었고, 그곳에서 그는 7200살의 조몬스키라는 신을 만난다.
그는 우리에게도 주변에서 신의 존재를 찾으라고 권한다.
이렇게 주변에서 신을 찾은 사람은 이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고 본 것.
삼라만상에서 신을 발견한 사람이 어찌 원자력 발전소처럼 위험한 것을 만들고 이용할 생각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혜택을 보는 사람 역시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는 야마오 산세이의 지적은 옳다고 본다.
어떤 전기를 사용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
야마오 산세이의 마지막 책, [애미니즘이란 희망], 울림이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