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에 폐암 말기 진단을 말고 38세에 사망하기까지 젊은 레지던트 의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죽기 전에 글로 남겼다.
1부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를 읽고 솔직히 실망했다.
하지만 2부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말라'를 읽고 1부조차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왜 1부를 써야 했는지...
이 책은 어린 딸 케이티에서 바쳐졌는데 아마도 그 모든 이야기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1부, 즉 그의 어린 시절부터 폐암 선고를 받기 전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아버지 없이 자라게 될 딸에게 아버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쓴 것이 분명하다.
내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2부.
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에 대한 성실하고 진지한 이야기.
생명체로서 죽기 전까지 삶에 최선을 다했고,
그 최선은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면서 달라지는 상황에 맞추어 변화하면서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
에필로그에서 아내 루시가 쓴 것처럼 그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거부했다.
30대의 영민한 젊은이는 자신의 삶을 죽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인상을 주는 데 성공했다.
사뮈엘 베케트의 말처럼 살았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이름 붙일 수 없는 자]중에서)
나라면 불가능한 것. 난 계속 나아갈 수 없으면 계속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죽어가는 순간에 절망에 빠져 삶을 내팽개치거나
죽어가는 순간에조차 살려고 몸부림치며 죽음을 인정하지 않거나
하는 식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죽어감의 리듬에 맞춰 삶을 변화시키며 끝까지 성실히 살아내는 것,
그는 죽어감의 또 하나의 모델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