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자연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 새도 다양한 감각을 가진 동물

Livcha 2021. 8. 13. 15:57

표지가 아름다운 이 책은 새의 다양한 감각에 대한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알려줄 듯하다.

 

동물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작가 팀 버케드(Tim Birkhead,1950-)는 교수다운, 하지만 쉬운 글쓰기로 우리에게 새의 감각에 대해 알려준다.

흥미진진하게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교수들의 정직한 글쓰기는 과장하지 않아서 좋다.

현재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이상은 알지 못한다고 밝히는 점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새가 아닌 이상 새의 감각에 대해서 100%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새 전문가가 아닌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인간인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새의 감각을 이해해낼 수 있을지는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새가 느끼는 그대로를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새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자각, 정서가 있음을 현대 동물학은 밝혀냈다는 것. 

 

새의 시각은 우리 인간보다 더 대단할 수도 있다는 것, 더 멀리 보고 더 어둔 데서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자외선을 이용한 색구분까지 가능하다는 것, 필요하다면 한쪽 눈을 뜨고 잔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새는 우리가 감히 들을려고 엄두를 낼 수 없는 먼 곳의 소리까기 들을 수 있는 탁월한 청력을 지니고 있기도 한다.

반사되는 소리를 듣는, 즉 반향정위를 이용하는 새 이야기도 나온다.

사람도 시력을 상실하면 반향정위를 이용해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도 한다.

 

촉각편을 보는데, 닭부리자르기가 떠올랐다.

새의 부리가 얼마나 예민한지 안다면 감히 그런 행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새의 부리가 예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잔혹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하고 싶지는 않다.

 

저자는 새의 감각에 대한 연구분야가 비인기라고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촉각, 미각, 후각은 정말로 연구결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함을 인정한다. 

후각 분야는 여성연구자가 다수란다. 아직 미개척분야이니 만큼 여성들이 발을 들이기가 좀더 쉬워서인가?

 

그럼에도 새도 미각이 있으며 맛좋은 먹이감을 구별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 좀 놀랐다.

또 평소 새를 가까이 하는 일반인들은 새의 후각이 있음을 알고 있는데도 소위 전문가집단의 학자들은 새의 후각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어리석은 학자의 맨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는 자각을 새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 새들이 인간보다 우월한 점이 분명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항상 과대평가하지만 

새의 관점에서 보면 새만이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있어 새가 인간보다 더 우월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새가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도 새가 정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과학자들도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새가 감정이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한 사람으로 저자와 마찬가지로 새의 정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겨났으면 좋겠다.

 

새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좀더 새에 대한 이해가 늘어남을 느낀다. 

우리와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해가 늘어날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더 조화롭게 건강한 세상이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