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일곱의 나이에도 자립적으로 삶을 꾸려내는 할머니, 이옥남,이미 그 자체만 해도 경이롭다. 긴 세월을 노동하며 정직하게 살고, 그리고 누구나 꿈꾸는 삶의 마지막 시기에도 삶의 질을 유지하고 최대한 자립적인 일상을 꾸리는 이옥남 할머니.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귀한 책이다 싶다. 90대의 글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은 그만큼 삶을 살아낸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고, 또 90대 여성의 글을 만나기 어려운 것은 오늘날 90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가운데 자신의 삶, 감정을 글로 표현한 여성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옥남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글자를 읽고 써고 싶어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을 뿐만 아니라, 열 일곱의 나이에 결혼을 해서는 어린 시절 어깨 너머로 깨친 한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