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바랜 시집, 창작과 비평사에서 1983년에 출간한 고정희 시인의 [초혼제]. 거의 40년이 된 이 시집을 손에 들었다. 고정희 시인의 이름은 알았지만 이 시인의 시를 읽은 적은 없었다. 고정희 시인(1948-1991)이 지리산에서 실족사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한국신학대학을 나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자 했고 기독교적 세계관이 이 땅에 뿌리내리기를 염원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 공동체 모임인 [또 하나의 문인]에 참여하고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일임했던 여성주의자였다. 여성의, 여성주의자적 시선으로 역사와 사회를 들여다보며 자유의지에 기초한 실존적 고통, 민중에 대한 사랑, 메시아주의, 살아 남은 자의 그리움을 시에 담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인은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