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자연

제임스 러브록 [가이아의 시대] 본격 가이아 이론서

Livcha 2022. 1. 15. 13:35

지난 12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1979)]을 읽고 난 다음, 나는 [가이아의 시대(1988)]를 읽기로 했다.
그가 내놓은 '가이아 가설'이 무척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가이아의 시대] 역시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었다.
내가 읽은 책은 홍욱희가 번역한, 범양사에서 1993년에 출간되었다.


가이아 이론에 의하면 지구라는 생명체는 대기, 해양, 토양 및 거기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상호작용해서 변화하고 진화한다고 보고 지구를 생명체가 살아가는 단순한 무생물 환경으로 보지 않는다. 러브록은 지구를 능동적이고 살아 있는 것으로 보아 '가이아'라는 이름을 준다.
그는 이 책이 앞선 [가이아]보다 가이아 이론을 본격적으로 다룬다고 썼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생물학자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가설을 놓고 '나쁜 시적 과학'이라고 비판했다 한다.
그럼에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 만큼 가이아 가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나는 리처드 도킨스 말대로 가이아 가설은 상상력 넘치는 시적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격한 과학자에게는 나쁜 과학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 역시도 불완전한 학문으로 날로 성장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과학의 한계를 넘으려면 시적 상상력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인류가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며 지구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자 하는 저자는 '지구의학', '지구생리학'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인류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지구의 건강 없는 인류의 건강이 가능할까?하는 점에서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봄날 사람들의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하천가의 나무들을 대부분 베어내는 행위는 단기간의 인류의 건강에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 나무를 서식지로 삼는 새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일이며 궁극적으로는 인류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인간 중심적 자연이용의 문제점을 숙고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제임스 러브록의 메시지는 중요하다.


노트>>
서문>
"가이아 이론은 우리들로 하여금 범지구적 시야를 갖도록 강요한다. 이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지구 전체의 건강성이지 일부 생물종의 안위 여부가 아니다. 환경보호운동은 인류의 건강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바로 이점에서 가이아 이론과 환경 보호 운동은 서로 그 궤를 달리하기 시작한다. 지구의 건강성은 지구 생태계의 주용한 변화에 의해 주로 위협을 받는다. 공업뿐만 아니라 농업, 임업 그리고 어느 정도는 어업까지도 온실 효과기체로 일컬어지는 이산화탄소, 메탄 가스 및 기타 여러 기체들을 공기 중에 급속히 증가시키므로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 나는 오로지 가이아를 위해서만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데, 그것은 인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으느 매우 많은 데 비해 가이아를 위하여 소리를 내는 사람은 너무나 적기 때문이다."

1.서론>
"50년 이상의 생애를 보내고 나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좋은 보상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이제 괴짜가 되어도 좋다는 자유로움일 것이다. 내가 남에게 바보처럼 보이든 말든 괘념치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세상 만사에 대해 물리적, 정신적 경계선을 뛰어넘어 무엇이든지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제 노인이라면 모든 것을 초월하여 사물을 살펴볼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어떤 행성에서라도 생물체가 이곳저곳에 희박하게 널려 있는 상태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어떤 행성에 생물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생물이 필연적으로 그 행성의 기후와 화학적 상태를 조절할 수 있어야만 한다."

"지구가 살아 있다는 생각은 분명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을 과학적 사실로서 대중들에게 알린 최초의 학자는 제임스 허튼 James Hutton이다. 그는 1785년 열린 영국 에든버러 왕립 학회의 회의에서 지구는 한 거대한 초생명체이며 이 존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생리학적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파하였다. 그는 토양 속 무기물들의 순환과 대양으로부터 육지로의 물의 이동을 인체내 혈액의 순환에 비유하였다. 제임스 허튼은 오늘날 지질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러나 살아 있는 지구라는 그의 제안은 19세기를 풍미하였던 환원주의 reductionism의 물결에 휩쓸려 잊히고 또 부정되었다."

"생물종의 진화와 주위 환경의 진화는 너무나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서 도저히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는 것"

태고대는 생명체가 탄생되고 대기권은 대부분 메탄가스, 산소는 극미량
원생대는 산소가 처음 대기권의 주요기체로 등장하고 세포집합체 형성
현생대는 동식물의 전성기

"태고대의 생물들은 아주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 내부의 소화관 속에서 영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 박테리아들은 40억년의 세월 동안 가이아의 일부분으로 존재해 왔으며 동물의 창자뿐 아니라 진흙 속과 호수의 퇴적층 등 산소가 미치지 못하는 장소 어디에서든지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가이아의 세계에서 우리 인류는 단지 한 생물종에 불과하며 이 지구의 주인도 아니고 또한 그 후견인도 아니다. 인류의 장래는 영원히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욕구가 연출하는 드라마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이 가이아와 어떻게 정당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가이아는 어떤 존재인가?>

"생물이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엔트로피의 창출 작용이기 때문에 잉여의 엔트로피는 생체 밖으로 내보져야만 한다."

"사실상 인류는 오염을 발생시킴으로써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생명에 관한 일반론에서 발견하 ㄹ수 있는 놀라운 통찰의 하나는 생물들이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점이다. 생물시스템은 에너지와 물질을 흡수하고 또한 배출한다는 점에서 개방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러나 생물은 또한 내부 영역의 위계질서 안에 갇혀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불안정한 대기권의 성분들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오직 하나의 설명은 어떤 형식의 조절 기구, 즉 가이아가 존재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나는 가이아 이론에서 지구와 지구의 생물이 한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그 시스템은 기온과 지표면의 조성을 조절하여 생물들이 생존하기에 적합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 시스템의 자가 조절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유 에너지에 의해서 유도되는 능동적 작용이다."

가이아 이론에 대한 반대주장 1) 가이아 이론은 목적론적이다 2) 세계는 생물과 무생물의 공진화로 이루어진다

3. 데이지 세계의 탐구>

"열대 삼림은 그 잎 표면을 통하여 막대한 양의 수분을 증발시켜서 열대 지방을 습윤케하고 또한 그로 인해 만들어진 구름이 태양열을 반사시켜서 지구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열대 삼림을 농경지로 뒤바꾸는 행위는 그 지역의 재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지구적인 재난을 야기시킬 수 있는 것이다."

4. 태고대>

"생명 탄생의 시간은 (...) 적어도 우리들이 태어나기 36억년 전"

"우리들은 방사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우리 자신들조차도 자연 방사능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곧잘 간과해 버린다. 우리 각자의 몸 속에서는 1분마다 수백만 개의 칼륨 원자가 방사능 붕괴로 파괴되고 있다. (...) 칼륨은 우라늄이나 토륨, 라듐과 마찬가지로 초신성의 핵폭발 때 만들어진 오랜 수명의 방사능 물질이다."

"행성의 생물들은 원재료를 수송하는 운반 수단이자 노폐물을 처리하는 도관으로써 이동성 매질-즉 공기와 해양-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들이 바라볼 수 있는 그러한 맑고 푸른 하늘은 대기 중에 산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태고대 시대에 처음 생물이 나타났을 쯔음에는 오존층이란 없었을 것이다."

5. 중간시대>

"태고대 시대와 마찬가지로 원생대는 지구의 모든 생태계가 박테리아들의 번성으로 이루어졌던 시대였다."

"나는 한 사람의 지구 생리학자로서 환경 조건이 뚜렷이 산화 상태로 전환되었던 시점을 태고대와 원생대의 경계선으로 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어떤 점에서는 산소 생산 생태계가 가이아의 탄생시부터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최초의 남조류가 태양광을 잠재력이 높은 화학 에너지로 바꾸고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유기 화합물과 산소를 만들 수 있게 된 그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가 과거에 무수히 많았떤 대재난들로부터 무난히 회복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바로 그 사실은 이 지구에 아주 강력한 항상성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지하는 좋은 증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6.현대세계>

"나는 산소 농도의 변화가 원생대와 현생대를 구분짓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산자들은 자신들이 잡아먹히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있음으로 해서 생산자들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또한 더욱 큰 식물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동료인 앤드루 윗슨은 산소 농도가 15퍼센트 이하에서는 설령 나뭇가지가 완전히 말라 있더라도 불이 나지 않으며, 또한 산소 농도가 25퍼센트를 상회하면 열대 삼림과 같이 습기를 많이 포함하는 숲조차도 쉽사리 인화되어 엄청난 속도로 옮겨 붙을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육상에서 사막을 결정짓는 요소는 물의 부족이다. 해양에서 사막을 결정짓는 요소는 영양 염류,특히 질소의 결핍이다."

"원생대의 중간 시대에는 태양광이 적당해서 기후 조절의 필요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제 태양광이 너무 강력해졌따. 우리 인류를 포함한 생물권은 이 강력해진 태양 복사에 위험을 느끼게 된 것이다."

7.가이아와 현대의 환경>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그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자연 환경의 황폐화에 일조를 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환경이 지구의 모든 생물들을 멸망시킬 정도로 그렇게 위협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적은 결코 없었다.(...) 어쩌면 우리들은 우리의 후계자 생물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역할을 떠맡아서 부지불식간에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추진시키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우리 인간들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이외에도 식물계의 커다란 부분인 열대 삼림을 마구 훼손시키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삼림들을 더욱 번성시켜서 그것들로 하여금 기후 변화를 억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외선은 비록 유독성의 잠재력이 매우 높지만 또한 생물들이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필경 산소를 호흡하기 때문에 모든 동물들은 그 수명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만약 우리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면 바로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 산소 농도에는 21퍼센트라는 적정수준이 존재한다."

"영화불화탄소화합물(CFCs)와 오존층에 대한 인류의 막연한 두려움이 우리들로 하여금 오존층 구멍과 CFCs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발견하는 전조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상 나는 원자력이나 방사능 물질을 환경의 불가피한 부분이자 정상적인 일부라고 간주하지 않았던 적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호흡은 우리들이 일상 생활에서 노출되는 방사선으로 인한 피해를 모두 합친 것보다 약 50배나 더 많은 피해를 유발하는 셈이라고 말할 수 있다."

8.제2의 안식처>

9.신과 가이아>

"어떤 대상에 대한 호기심은 그것을 사랑하는 과정의 밀접한 부분"

"그동안 인류의 수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도시에 거주하게 되었는데 그러는 와중에서 자연과의 교류가 대부분 도외시되었다."

"생명에 대한 논쟁의 핵심은 전일주의자들과 환원주의자들의 낡아빠진 과거의 논쟁을 오늘날 다시 재현하는 것"

"죽은 행성의 대기권 조성은 거의 평형 상태에 있으며 이에 반해서 지구의 대기권은 원기 왕성한 비평형 상태에 있으므로 대기권을 조사해 봄으로써 행성에 생물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내가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초엽 내가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었을 즈음이었다."

"우주에는 완전한 결정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가이아는 살아 있는 존재이자 또한 존엄한 우주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나는 가이아의 한 구성원이다."

에필로그>

"침묵의 봄은 우리들이 농약으로 새들을 중독시키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서식처를 훼손시켜서 더 이상 새끼를 번식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초래되는 것이다."

"실제로 가이아 이론은 우리들로 하여금 고통과 죽음에 대해서 연민의 정을 갖는 대신에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도로고 조언하고 있다."

난 제임스 러브록이 살아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는 1919년생으로 올해 102세!! [가이아의 시대] 말미에 그와 그의 가족이 넓은 대지가 있는 시골집으로 이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이아에 대한 사랑으로 공기 좋은 곳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서 장수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