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과 죽음

[MêmePasPeur] 할머니의 다가올 죽음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

Livcha 2022. 7. 18. 09:57

[mêmepaspeur] 그림책표지

오래 전 이웃으로부터 선물받은 그림책 [Mêmepaspeur] 는 클로딘 갈레아(Claudine Galea)가 쓰고 마르조리 푸르쉐트(Marjorie Pourchet)가 그린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2005년 Rouergue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클로딘 갈레아(1960-)는 프랑스인으로 성인, 청소년, 아동을 위한 문학작품을 쓰는 사람이다. 

그림책 제목 'mêmepaspeur'는 두렵기조차 않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소녀'MêmePasPeur'와 할머니'TouteVielle'와 돌아가신 할아버지 'ToutVieux', 그리고 회색고양이'MinouGris'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름은 모두 '아주 늙었다'를 뜻하고 고양이 이름은 말 그대로 '회색고양이'를 뜻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회색고양이와 소녀의 말이 마치 노랫말처럼 흐르는 듯 적혀 있고 각각의 말은 다른 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할머니 말은 붉은 색, 할아버지 말은 푸른 색, 소녀의 말은 오렌지 색, 고양이의 말은 회색이다. 

너무 나이가 든 할머니는 죽음이 다가옴을 느낀다. 할머니는 밤마다 죽은 할아버지를 그리워한다. 할아버지 영혼은 할머니에게 대화도 건넨다. 

소녀는 죽은 할아버지의 영혼이 밤마다 창을 통해 찾아오고 할머니도 죽으면 할아버지 영혼과 함께 영혼이 창을 통해 떠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고양이가 밤마다 열린 창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것처럼.  

소녀에게 할머니의 죽음은 다가올 일이긴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할머니도 할아버지영혼도 고양이도 다같이 집에 머물고 있으니까.  집에서는 두려울 게 없다. Mêmepaspeur!

 

작가가 풀어낸 죽음의 주제가 소녀의 시선 아래 밤과 고양이, 열린 창문이란 소재와 함께 다뤄서 문학적이다. 

게다가 그림작가의 감성적인 그림이 더해져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아름답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