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로렌이 쓰고 퀜틴 블레이크가 그린 [내가 가장 슬플 때]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제를 보면 'Michael Rosen's sad book'이다. '마이클 로젠의 슬픈 책'이라는 제목이 바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임을 함축하고 있다. 이 작가에 대해서 찾아보니까 실제 모습과 그림의 '나'가 너무 닮아서 놀랐다! 그리고 1980년에 태어난 그의 아들 에디 로젠이 1999년에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 사람은 세 번의 결혼을 했고 두 번째 결혼은 1997년에 끝이 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의 이야기를 쓸 당시에 작가의 심리상태가 지극히 우울한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작가는 이 책으로 2004년 4세에서 11세 아동을 위한 최고의 그림책상을 받는다.
마이클 로젠(1946-)은 영국 시인이자 어린이책 작가이고 정치칼럼니스트, 방송인이기도 하다.
그림책 속의 '나'는 아이가 죽는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이 슬픔을 어머니와 나누고 싶지만 어머니도 죽었다.
그런데 죽음이 안겨준 상실감 때문에 슬픈 것만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슬프다고.
작가가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예전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는 외로운 상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고백. 우울함의 극치.
그림책 속에서 생일잔치는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보내는 행복한 시간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위의 그림을 보면, 작가는 촛불을 켜두고 죽은 아이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책의 이야기가 너무 생생해서 실제로 겪은 슬픔을 글로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작가가 시인이기에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는 글이 더 문학적으로 느껴진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