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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라 쓰지 않고] 20대 우울의 감성을 담은 글

Livcha 2023. 4. 23. 10:23

[우울이라 쓰지 않고] 책 표지

[오후의 소묘]에서 2022년 가을에 출간한 이 에세이집은 20대 우울의 감성을 담았다. 책 커버의 푸른 빛이 글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더는 계속 읽고 싶지 않아서 던져두었다. 가을과 겨울에 읽기에는 너무 우울하다.

꽃들이 만개한 봄날이 되니 다시 이 책을 읽을 마음이 생겼고 난 밤마다 잠자기 전에 이 책의 작은 파트를 하나씩 읽었다.

작가의 우울에 사로잡힐 것 같아서, 또 글쓰기에 정성을 다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져서 글들을 서둘러 읽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작가는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아서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30대일 것 같다. 우울한 20대를 넘어 30대에 들어서서 기쁨은 만났는지, 희망은 찾았는지 궁금하다.   

 

작가 소개를 보니까, '궁금한 게 많고 눈을 좋아한다'는 구절에서 독자인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나는 눈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작가와는 전혀 다른 20대를 보냈지만 나의 20대도 지독히도 우울했던 시절이라는 점에서 닮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나는 30대에 들어서서 서서히 기쁨과 희망을 찾았던 것 같다. 20대의 우울을 긴 그림자처럼 달고 있긴 해도 그 그림자는 흐릿하고 옅어졌다.   

 

책의 목차

소제목들은 간명해서 마음에 든다. 

그 제목 아래 쓰여진 글은 깔끔하고 세련되었다. 하지만 우울하다. 

이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담았다는 느낌이다. 지금은 삶이 좀더 가벼워졌을까?

비록 20대를 지독한 우울과 더불어 보냈지만 내가 추구하는 삶은 가벼움이다. 그렇게 살아가려고 무지 노력했다. 저자는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다음 책은 기쁨의 책이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노트>

"걷는다는 것, 그것은 내가 장소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햇살 속에서 햇살을 찍으며 무언가를 자세히 보는 법을 배웠다. 또 외로운 시간을 견디는 법과 혼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아무도 해치지 않는 이야기를 많이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도 해치지 않는 실수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