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과 죽음

이순자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꿈을 향해 치열한 노년을 살아낸 흔적

Livcha 2023. 7. 6. 17:26

[예순 살, 나는 또 깨꼿이 되어] 책 표지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이 책,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는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떨쳐내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이 책은 작가 이순자의 유고 산문집인데, 2021년 여름 작가가 사망한 후 뒤늦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에 당선된 <실버 취준생 분투기>가 화제가 되면서 출판되었다. 휴머니스트에서 올 봄에 출간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서둘러 출간되었나 보다.  

저자 이력

이 책은 그야말로 '여자의 일생'이란 제목의 소설이 되어도 될 만큼 드라마틱한 이순자의 인생을 담았다. 

종가집 며느리로 살다가 50대에 폭력남편과 이혼을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 글쓰는 꿈을 향해 착실히 한 걸음을 내딛었다. 

저자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상을 휩쓸며 작가로서 성공적으로 시작했지만 두 번째 심장판막수술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책에 담긴 글들은 작가가 경험한 내용을 진솔하고도 담은 것이다.

이순자란 여성의 삶의 이야기는 노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밝혀준다. 나이가 들어도 꿈꿀 수 있고 그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라는 메시지는 진정성이 있어 울림이 크다.  또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직업적 경력 없는 여성이 노년에 일자리를 구하고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감동으로 와 닿는다. 특히 '순분할매 바람났네'와 '돌봄'은 마치 소설같은 개인사다. 읽는 동안 마음이 무겁고 아팠다. 타인의 힘든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유머 있게 풀어낸 작가의 글솜씨는 이후 더 흥미로운 글을 쏟아낼 수 있을 것 같아 작가의 죽음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여성이 직접 경험하고 써낸 노년에 대한 글들이 드물어 그 어떤 글보다  이 글이 값지게 다가온다. 

 

유고시집인 [꿈이 다시 나를 찾아]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