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레 요코(1954-) 책 읽기 10번째. 이번에는 [까짓것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고양이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2019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사상에서 2022년에 번역출간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해서 이 책을 발견한 순간, 꼭 읽고 싶었다.
현재 무레 요코의 나이는 70세.
이 책은 60대 중반에 출간된 것이다.
60대에서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작가, 대단하다.
무레 요코는 부모나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주변 사람들이 키우는 고양이, 길에서 만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들을 썼다.
고양이에 관한 연구서는 아니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가 써내려간 글은 읽는 독자로서 즐거움을 안겨준다.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 사람인양 감정이입해서 적어둔 글인 만큼 실제로 고양이가 그런 마음이었는지 알길은 없다.
하지만 작가의 고양이에 대한 시선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사람들이 고양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죽을 때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난다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고양이가 수행을 떠났다고 생각한단다.
상실감을 그런 식으로 풀었던 모양이다.
어딘가 내 고양이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의 위로가 되었나 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기억나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다.
한 마리는 내 어린 시절 우리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또 한 마리는 대학시절 친구네 집에서 데려온 고양이.
내 어린 시절의 고양이는 나를 무척 귀찮아했을 것 같다. 고양이가 숨을 때마다 다가가서 꼬리를 잡아당기는 심술궂은 행동을 했으니까.
하지만 난 그런 행동이 고양이에 대한 과잉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 취한 행동이었다.
이 고양이와의 만남은 너무 짧았다. 당시 여기저기서 쥐약을 놓는 시절이었는데 그 쥐약의 희생양이 되었다. 할머니는 죽은 고양이를 동네 어느 곳에 매장했다고 하는데, 그곳은 이후 건물이 지어졌다.
대학 동창생에게 얻은 고양이는 '깨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나름 사랑을 다해 키웠다. 하지만 제대로 키우는 법을 몰라 새끼 고양이는 배탈이 났고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오가면서 얼마 안 되는 용돈을 지출했던 기억이 난다. 월세방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철 없는 대학생에 대해서 집주인 아주머니는 관대했다. 특히 아주머니의 아들이 고양이를 좋아해서 내 행동이 쉽게 받아들여졌던 것도 같다. 고양이를 목욕시키면서 소동을 피우기도 했었다. 하지만 곧 내 현실을 깨닫고 고양이를 친구 부모님께 입양보냈다. 나는 이후 더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고 있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정성을 다해야 하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무레 요코의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