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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섬의 기적] '다시로지마'가 고양이 덕분에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한 이야기

Livcha 2024. 9. 24. 15:30

도서관 서가를 기웃거리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이번에 발견한 '고양이섬의 기적'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큰 피해를 입은 다시로지마라는 작은 섬이 '냥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재난상황을 극복한 일을 담은 것이다. 

일본에서 2012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문학동네에서 번역출간했다. 


 논픽션 작가인 이시마루 가즈미는 고양이를 각별히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고양이섬 다시로지마의 이야기는  꼭 쓰고 싶은 소재였을 것 같다. 

다시로지마는 소수의 사람들이 굴양식, 어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섬으로 예로부터 고양이와 공존했던 곳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예로부터 다시로지마 섬에서 풍어의 상징으로 소중히 여겨온 동물이었고, 섬 내에는 고양이를 모시는 신사까지 마련되어 있다.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섬 안으로 개를 반입하는 일은 엄격히 금지될 정도라고 한다. ('해설' 중)

 

그런데 이곳의 고양이들이 매스컴을 타면서 고양이섬으로 알려지게 되고 관광객이 고양이를 보기 위해서 들르는 첫 번째 기적을 맞게 된다.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인해 굴양식을 더는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일어서기 위해 기획했던 '냥이 프로젝트'는 굴양식을 다시 재건하기 위한 자본금을 모으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었지만 섬에 사는 고양이를 도우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섬의 고양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애묘인들이 큰 관심을 기울인 덕분에 결국 '냥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서 고양이를 보기 위해 섬을 들르는 관광객을 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인지도 섬사람들이 고민하게 된다. 

개는 데리고 방문할 수 없다는 다시로지마. 그곳에는 사람 이상으로 고양이들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가 일본의 동네 고양이 운동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2007년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 시 이소고 구 주민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시초라고.

이 운동 덕분에 동네 고양이 제도가 생겨나고, 길고양이는 동네에서 보호받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동네 길고양이들이 생각났다.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혐오해서 길고양이들이 내쫓기고 그 여파로 쥐가 들끓게 된 우리 동네. 

오히려 길고양이랑 현명하게 공생해도 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았다. 

일본의 동네 고양이운동과 더불어 고양이 블로그의 인기, 고양이 관련 서적의 폭발적 생산... 이 모든 것이 다시로지마의 냥이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작가는 적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으면 과연 '냥이 프로젝트'가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