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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여행] 질문을 통해 지난 여행을 떠올리고 앞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책

Livcha 2022. 1. 17. 13:16

이 책은 여행과 관련한 252가지 질문을 담은 책이다. 

질문을 읽으며 나름의 내 답도 찾아보다 보니까 어느덧 나의 과거 여행을 회상하게 되었다. 

지금껏 나도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에 속할 것 같다. 

 

내가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던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 밖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되었다.

중학생이 되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난 바로 해외펜팔을 시작했다. 미국, 영국, 독일, 필리핀 등

그때만 해도 해외에 여행가는 것은 당장 꿈도 못꿀 시기였기에.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 였나?  아버지가 동료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시고 난 후 우리들에게 선물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아버지가 내게 해 준 말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외여행은 젊었을 때 가야 한다'였다.

고등학교 당시 내 꿈은 장래에 농사를 짓고 세계곳곳을 여행 다니는 것이었다. 농사꾼이 되겠다거나 전문여행가가 되겠다는 식의 특정직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어떻게 여행을 가겠다는 것인지?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지만 아무튼 내 꿈에는 분명 한반도를 떠나 다른 곳을 방문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내가 처음 비행기를 타본 것은 대학생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가기 위해서였고 다른 나라에 가 본 것은 20대 중후반 유학길에 오르면서였다. 아직도 파리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빵과 우유를 사러나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날 난 마치 프랑스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날 이후 프랑스란 나라는 내 인생의 대표적인 여행지가 되었다. 거의 최근까지. 

우리 땅을 밟은 것보다 프랑스 땅을 밟은 곳이 더 많으니... 프랑스의 파리만이 아니라 북부, 동부, 서부, 남부, 중앙 곳곳을 배회한 것만 세어보아도 너무 간 곳이 많아 다 기억을 하지 못할 지경이다. 내가 프랑스 땅에서 머문 것만 해도 햇수로 10년이 넘었으니까...

그곳에 머물면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 사람들은 프랑스인 만이 아니라  독일, 벨기에,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에. 덴마크 등 유럽 사람들, 가나, 가봉,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카메룬, 마다카스카르 등 아프리카 사람들, 인도, 일본, 중국, 몽고 등 아시아 사람들,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등 남아메리카 사람들, 미국, 캐나다의 북아메리카 사람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만 만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사귀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펜팔 친구들의 연장같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변 나라들을 들러보게 되었고... 나중에는 일본땅도 밟아보고... 우리 나라 땅도 이곳저곳 밟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지난 여행의 기억, 추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졌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 틀혀박혀 지내지만.  

이 책은 한 페이지에 질문 하나씩을 담았다. 그리고 그 질문의 영어번역도 함께.

글쓴이 홍지는 영어회화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담았다고 하는데... 글쎄... 난 이 영어 부분은 읽게 되질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252개의 질문 가운데 214번의 질문에 한 번 답해보고 싶다. 

여행은 분명 나이와 상관이 있다는 것. 나이에 따라 체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젋은 시절에는 24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버스를 타고 하는 여행도 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힘들다. 

워킹홀리데이같은 여행스타일도 나이가 들면 힘들것 같고...

끝없이 걸으면서 하는 트레킹 같은 여행, 높은 산을 오르는 여행도 무릎 관절이 나빠진다면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좀더 나이가 들면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패키지 여행을 해보고 싶다. 패키지 여행이야말로 노년에 어울리는 여행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젊을 때는 길을 잃고 헤매고 모험을 헤보는 여행, 돈 없이 하는 몸으로 부딪끼는 여행이 적당하겠지만 그럴 만한 에너지가 없는 노년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여행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잊고 있던 여행의 기억에 대해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나처럼 지난 여행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여행을 꿈꿀 수도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이제 책장에서 꺼내어 누군가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