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들이 나오는 표지 그림과 '곰사냥을 떠나자'라는 제목이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곰사냥을 떠나자]란 제목은 반복되는 노랫가락의 일부다. '곰 잡으러 간단다. 큰 곰 잡으러 간단다. 정말 날씨가 좋구나!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라는 구절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부모와 세 자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가 다함께 나들이를 나가면서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이라고나 할까.
이 그림책은 헬린 옥슨버리가 그림을 그리고 마이클 로젠이 글을 쓴 그림책으로 1938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공주니어에서 1994년에 번역출간했다.
헬린 옥슨버리(Helen Oxenbury, 1938-)은 영국의 그림책 작가다. 시공주니어의 작가소개를 보면, 헬린 옥슨버리는 영국의 3대 그림책 작가로 손꼽힌다고 한다. (잠깐, 그렇다면 다른 두 명은 누굴까? 앤서니 브라운과 존 버닝햄일까?)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두 번 수상했다고 한다. [곰사냥을 떠나자(We're going a bear hunt)]로 케이터 그린어웨이 runner-up(2등상)을 받은 작품이다. 헬린 옥슨버리는 케이터 그린어웨이 runner-up(2등상)은 네 번을 받았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컬러와 흑백의 그림이 교대로 나온다.
컬러는 수채화로 그린 그림이고 흑백은 연필로 그린 그림이다.
흑백일 때는 반복적인 노랫가락이 나오고, 컬러일 때는 의성어가 나온다.
그래서 이 책은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부모가 자장가처럼 읽어주기 좋은 책으로 보인다.
텍스트가 노랫가락처럼 느껴질 것 같다.
물론 낮에 이 그림책을 보면 헬린 옥슨버리의 따뜻한 그림를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헬린 옥슨버리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이런 그림을 본 경험은 내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이야기도 나름 재미난데, '곰사냥을 나가자'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다가 마침내 만난 큰 곰!
가족들은 모두 뒤따라오는 곰을 피해 집으로 숨어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
이즈음 되면 이야기를 듣던 아이도 꿈나라로 떠날 시간이 될 것 같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정말로 좋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