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6

[불멸의 산책]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기

Jean-Christophe Rufin, Immortelle Randonnee, 2013. 신성림역, 뮤진트리, 2015 나는 순전히 산책에 대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책을 빌려서 집에 와서 펼쳐드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기라는 것을 알고 좀 실망했다. 한 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순례길에 대한 사진을 보고는 바로 그만두기로 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걸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피곤할 듯 싶었다. 그런 길을 걸을 열망은 적어도 종교적 열망이 함께 할 때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의 저자처럼 그냥 걷고 싶어서라면 더 멋진 길들이 프랑스에도 많이 있다. 아무튼 장 크리스토프 뤼팽(Jean-Christophe Rufin)은 참으로 화려한 이력의 사람. 의사일을 하다가..

기타 2021.08.02

진중권 [레퀴엠]

1. 출판연도를 보니, 2003년. 한국군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 논란이 있었던 시절에 나온 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진보적인 대통령도 별수 없이 한국군을 이라크에 파병시키는 일이 벌어진 암울한 해였었던 기억이 난다 . 이 책은 한국군 이라크 파병을 비판하는 책이기도 하다. 2. 벤자민 브리튼의 전쟁레퀴엠에서 책의 형식을 빌어왔다니, 진중권 답다. 이 책도 미술과 음악에 대한 지식을 동원해서 책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벤자민 브리튼의 전쟁레퀴엠을 들어보고 싶다. 3.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것도 없지만, 진중권, 글은 잘 쓴다. 얼마 되지 않는 분량의 책이기도 하고 술술 읽혀서 잠시 자리를 잡고 읽으면 금방 읽게 된다. 4. 전쟁은 절대적으로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기타 2021.07.26

페터빅셀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1. 페터빅셀! 중학교시절 페터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를 읽고 얼마나 즐거워했던가! 내 인생에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작가다. 하지만 난 그 작가를 내내 잊고 지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까지. 2. 이 책은 페터빅셀이 2005년에서 2008년까지 기고한 칼럼글들을 모은 것이다. 한글 번역본 제목이을 왜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로 정했는지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3. 페터 빅셀(Peter Bichsel)은 1935년에 뤼체른에서 태어났지만, 뤼체른을 곧 떠났기에 그에게 이 뤼체른은 고향으로서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 지금은 졸로투른(Solothurn)에 살고 있고 나이가 80세를 넘었다. 우와!! 그는 독일어권 스위스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기타 2021.07.24

에쿠니 가오리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수박향기]의 글이 좋아 선택한 책. 나는 이 책이 소설책인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에세이집이다. 그녀가 결혼한지 3년되었을 때 신혼의 삶에 대해서 느끼고 체험하고 생각한 것을 적은 것이다. 깔끔하면서도 서늘한 글쓰기가 매력이 있다. 읽는 동안 재미있었다. 지금 신혼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그런데 에쿠니 가오리같은 아내도, 에쿠니 가오리의 남편같은 사람도 함께 살기는 좋지 않을 것 같다.

기타 2021.07.22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프루스트 책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한 알랭 드 보통의 생각

알랭 드 보통의 이 책은 원제가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이다. 이 책이 '생각의나무' 출판사에서 한글로 번역된 것은 2005년이지만 이 책이 영어로 나온 해는 1997년이라고 하니, 벌써 20년도 더 된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나왔을 때 읽고 싶었지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못했기에 그 책을 읽고 난 후로 책 읽기를 미뤘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얼마나 잘 흘러가는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인지 후회했다. 사실 프루스트의 책을 읽지 않아도 이 책을 읽는 데 아무런 무리는 없다. 게다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프로스트의 책을 읽는 데 크게 방해받을 일도 없다. 이 책은 저자 나름의 프루스트에게서 영향받은 바를 정리한 책으로 보면 ..

기타 2021.06.26

임지현과 사카이 나오키 [오만과 편견]

사실 대담집 읽기는 즐기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이 집안에 있어 그냥 버리기도 아쉽고 해서 읽기로 했다. 읽다 보니 생각보다 흥미롭다. 내셔널리즘, 옥시덴탈리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좀더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민족과 국민이란 개념이 품고 있는 폭력성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의 지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내셔널리즘에 저항하는 진정한 실천이 뭐란 말인가?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소위 지식인들의 한계가 이런 것이겠지... 자신들의 일상적 삶을 들여다보면서 내셔널리즘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그래서 그 통제에 맞서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를 들려주면 더 알찬 대담이 되었을 듯. 노트> 사카이 나오키 서문: 식..

기타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