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6

[고양이섬의 기적] '다시로지마'가 고양이 덕분에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한 이야기

도서관 서가를 기웃거리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이번에 발견한 '고양이섬의 기적'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큰 피해를 입은 다시로지마라는 작은 섬이 '냥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재난상황을 극복한 일을 담은 것이다. 일본에서 2012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문학동네에서 번역출간했다.  논픽션 작가인 이시마루 가즈미는 고양이를 각별히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고양이섬 다시로지마의 이야기는  꼭 쓰고 싶은 소재였을 것 같다. 다시로지마는 소수의 사람들이 굴양식, 어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섬으로 예로부터 고양이와 공존했던 곳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예로부터 다시로지마 섬에서 풍어의 상징으로 소중히 여겨온 동물이었고, 섬 내에는 고양이를 모시는 신사까지 마..

기타 2024.09.24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거침없이 자신을 솔직히 드러낸 글

무레 요코에 이어 사노 요코의 책도 읽기 시작했는데, 사노 요코의 문학성은 거침 없는 솔직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자신도 부모도 그 누구도 포장하지 않는 글. 그래서 흥미롭지만 때로는 읽기 힘들기도 하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1985년에 출간되었으니까 벌써 40여년 전 책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읽어도 그 글이 너무 세련되었다. 당시 사노 요코는 40대 중반. 사노 요코는 그림책으로 알게 된 작가이다. 그녀의 그림책은 여러 권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그림과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런데 그의 에세이집도 그 어떤 에세이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도서관에서 함께 빌려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은 한 편 읽고 던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명성에 기대서 글을 출간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

기타 2024.09.12

무레 요코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주변 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마음

무레 요코(1954-) 책 읽기 10번째. 이번에는 [까짓것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고양이에 관한 책이다.이 책은 2019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사상에서 2022년에 번역출간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해서 이 책을 발견한 순간, 꼭 읽고 싶었다.  현재 무레 요코의 나이는 70세. 이 책은 60대 중반에 출간된 것이다. 60대에서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작가, 대단하다.  무레 요코는 부모나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주변 사람들이 키우는 고양이, 길에서 만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들을 썼다. 고양이에 관한 연구서는 아니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가 써내려간 글은 읽는 독자로서 즐거움을 안겨준다.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 사람인양 감정이입해서 적어둔 글인 만큼 실제로 고양이가 그런 마음이었는지 ..

기타 2024.09.04

무라카미 하루키[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 이야기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책제목이 눈에 꽂히면 읽어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가 그랬다. 원제도 그런가? 싶어 살펴보니 원제와 번역제목이 일치한다. 소설 파트에 있지 않은 책이라 실제로 고양이를 버렸다는 건가?하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20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해 비채에서 번역출간되었다.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이렇게 금방 번역출간되는구나,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으로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 [노르웨이 숲(1987)] [댄스 댄스 댄스(1988)] [TV피플(1990)]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 [해변의 카프라(2002)][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 를 읽었다. 그리..

기타 2024.08.11

무레 요코 [고양이의 주소록] 주변 동물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무레 요코의  [나이듦과 수납]을 읽고 난 후, 올여름에는 무레 요코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상호대차까지 하면서 빌린 책이 바로 [고양이의 주소록]. 이 책은 일본에서 1993년에 출간된 것으로 무려 20여년 전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해냄]에서 번역출간했다. 50만부 이상 팔렸다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글쎄... 사람들이 동물에 관한 책을 좋아하나? 무더운 여름날 읽기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본다. 사실 무레 요코가 원작자라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고, 나중에 소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은 것이 그녀의 책을 읽은 것 모두였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었던 이유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 책 제..

기타 2024.07.26

[자기만의 방으로] 10인의 여성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자기만의 방' 이야기

[자기만의 방으로]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떠올랐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옷을 만들거나 하는 여성 10인에게 '자기만의 방'이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다. '자기만의 방'이란 자기만의 방일 수도 있지만 책상일 수도 있고 집일수도 있고 집과 별개인 작업실일 수도 있고 일터인 책방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방은 닫힌 공간이기도 하지만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곳이기도 하지만 타인과 관계맺는 곳이기도 하다.  안희연의 [우리 내면의 무언가가 말할 때]-나의 우주, 나의 책상 위는 언제나 더럽다. 책상을 괜히 우주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본질이 카오스라면 나의 책상 위는 노트북과 마우스가 놓인 딱 어깨너비만큼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책에..

기타 2024.05.14

아나톨 프랑스 [에피쿠로스의 정원]

'에피쿠로스의 정원'이라는 책 제목에 낚여서 읽기 시작했다. 아나톨 프랑스는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 그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그의 책도 읽은 적은 없다. 아타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는 필명이며 작가의 본명은 Jacque-Anatole-François Thibault였다. 작가 이력에 소개된 바와 같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1921년 [펭귄의 섬, L'île des peiunguins]이라는 소설로 받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주의자가 되었고, 드레퓌스 사건때 에밀 졸라와 함께 드레퓌스 무죄를 주장하면서 반유태주의에 맞섰다. 당시 카톨릭측에서는 반유태주의를 표방하면서 에밀 졸라와 아나톨 프랑스의 저서들을 금서목록에 올렸다고 한다. 지금도 프랑스 카톨릭 신..

기타 2024.02.24

[우울이라 쓰지 않고] 20대 우울의 감성을 담은 글

[오후의 소묘]에서 2022년 가을에 출간한 이 에세이집은 20대 우울의 감성을 담았다. 책 커버의 푸른 빛이 글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더는 계속 읽고 싶지 않아서 던져두었다. 가을과 겨울에 읽기에는 너무 우울하다. 꽃들이 만개한 봄날이 되니 다시 이 책을 읽을 마음이 생겼고 난 밤마다 잠자기 전에 이 책의 작은 파트를 하나씩 읽었다. 작가의 우울에 사로잡힐 것 같아서, 또 글쓰기에 정성을 다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져서 글들을 서둘러 읽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작가는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아서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30대일 것 같다. 우울한 20대를 넘어 30대에 들어서서 기쁨은 만났는지, 희망은 찾았는지 궁금하다. 작가 소개를 보니까, '궁금한 게 많고..

기타 2023.04.23

이산하 [피었으므로, 진다] 산사 기행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책

이산하 시인의 [악의 평범성]을 읽고 그의 에세이집도 읽어보기로 했다. [적멸보궁 가는 길]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하필 그 책을 유일하게 구비한 동네 도서관이 문을 닫았기에 다른 도서관에서 [피었으므로, 진다]를 빌려왔다. 작가는 앞서 소개한 바 있지만,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고초를 당했고 그 일은 작가에게 트라우마가 된 것 같다. 그의 시도 그렇지만 그의 에세이도 허무주의와 우울이 짙게 깔려 있다. 최근 그의 근황에 의하면 대장암 투병중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설사 작가가 이대로 이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난 한 개인이 할 바는 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라산'이란 그의 시가 우리 역사에 남긴 족적만으로도 그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싶다. ..

기타 2023.02.19

토마스 베른하르트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어떤 진정한 우정

토마스 베른하르트라는 20세기 오스트리아 작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요즘 즐겨 읽는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관련서적들을 검토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이 책의 저자가 바로 토마스 베른하르트(1931-1989). 이 책은 1982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현암사에서 1997년에 번역출간했다.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는 토마스 베르하르트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조카인 파울 비트겐슈타인의과의 우정을 다루었다.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파울 비트겐슈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그와 나눈 우정은 어떤 것이었는지, 파울 비트겐슈타인과 자신은 어떤 점에서 닮았고 어떤 점에서 달랐는지 등에 대해서 적었다. 이 책은 1967년 자신이 바움가르트회에의 헤르만 병동에 폐병으로..

기타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