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오후의 소묘]가 펴낸 책은 빛과 물이 넘치는 작품이다. 말은 거의 없다. 우리는 그냥 작가가 그린 빛과 물을 눈으로 따라가며 느끼면 충분하다. 처음에 이 그림책을 펼쳐보았을 때는 난 글이 없는 그림책인 줄 알았다. 두 번째 펼쳤을 때 비로소 글이 눈에 들어왔다. 시각적 향유, 그것을 의도했다면 성공한 셈이다. 책을 드는 순간, 표지의 홀로그램이 만드는 빛이 일렁인다. 아이디어가 좋다. 작가는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빛과 물에 시각적으로 빠져드는 관찰자. 우리도 작가가 전해주는 시각적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 올 여름 바다에도 가지 못하는 내게 이 그림책은 큰 선물이다. 보는 것만으로 시원하고 빛나는 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 바다를 그리워하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그림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