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일상을 위한 힌트 53

[캥거루가 춤을 춘다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꿈을 향한 출발점

춤추는 캥거루의 사랑스런 그림이 일단 시선을 잡는 그림책이다. [캥거루가 춤을 춘다고?]는 재키 프렌치가 글을 쓰고 브루스 와틀리가 그림을 그렸다. 원제는 'Josephine wants to dance'. 2006년 시드니에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Bookhouse에서 번역출간했다. 원래 그림책 표지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그림책은 표지가 폭신폭신하다. 재키 프렌치(Jackie French, 1953- )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글도 쓰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다. 수많은 책을 썼고 많은 상을 받았으며 작은 마을에서 야생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캥거루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지을 수 있었나 보다. 브루스 와틀리(Bruce Whatley, 1954-..

톨스토이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요?] 탐욕에 대한 경고

톨스토이의 단편 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틈의 땅이 필요할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단편을 야나가와 시게루가 각색하고 고바야시 유타카가 그림을 그려서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2007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래 M&B에서 번역출간했다. 그림이 특별히 끌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에는 나름대로 어울리는 것 같다. 수채화로 그린 것 같지만 색연필을 이용한 것도 같다. 수채 색연필을 이용한 것일까? 이야기 속 파홈이라는 농부는 땅 없는 소작농이지만 매일 부지런히 밭을 가꾸며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의 언니의 방문이 이들 부부의 잠자는 욕망에 불을 질렀다. 욕심을 부추기는 아내의 언니와 같은 사람도 어떤 의미에서 악마가 아닐까 싶다..

권정생 [오소리네 집 꽃밭] 참 행복의 메시지

권정생 작가(1937-2007)는 우리나라 동화작가이자 수필가, 시인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강아지똥(1974)], [몽실언니(1984)]는 오래전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오소리네 집 꽃밭]은 1997년 길벗어린이에서 출간한 그림책인데, 나는 이 그림책 이야기도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그림 작가 정승각(1961-)은 중앙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어린이들과 함께 아이들의 생활을 담은 벽화작업도 한다고. 권정생 동화인 [강아지똥]의 삽화도 그렸다. 이야기는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던 날 오소리 아줌마가 바람에 휩쓸려 읍내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날 오소리 아줌마는 읍내 학교 운동장 꽃..

[행복한 우리 가족] 타인에 대한 배려 없는 '가족이기주의' 비판

한성옥이 쓰고 그린 그림책 [행복한 우리 가족(2014)]은 가족이기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그림책이다. 한성옥의 또 다른 그림책인 [나의 사직동(2003, 보림)]을 읽은 적 있다. 개발로 사라져갈 사직동이란 동네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그림책이었는데 사라질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래의 그리움,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좋았다. [나의 사직동]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우리 가족]에도 비판적인 작가 시선이 담겼다. 한성옥은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잔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상을 받았다. [행복한 우리 가족]의 그림책 구성을 보면, 아이의 그림 일기처럼 보인다. 하단에 아이의 일기가 적혀 있고 그림은 아이의 가족의 봄나들이에 관한 것이다.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회색 도시를 바꾼 예술가들] 로페즈 부부의 예술마을 운동

F. 이사벨 캠포이와 테레사 하웰이 쓰고 라파엘 로페즈가 그린 그림책 [회색 도시를 바꾼 예술가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이스트 빌리지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을 다룬다. 이 그림책은 2016년에 'Maybe something beautiful'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보물창고에서 번역출간했다. 화가인 라파엘 로페즈와 디자이너인 캔디스 로페즈 부부가 주도해서 마을 사람들과 협력해 회색인 마을을 예술적인 마을로 바꾼 이야기다. 벽, 다용도 함, 공원 의자 그리고 길바닥까지 아름답게 바꿔나갔다. 이 예술마을 운동은 미국 전역으로 캐나다와 호주까지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남 통영시 '동피랑' 마을은 마을 사람들이 그린 벽화 덕분에 사라질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

앤서니 브라운 [돼지책] 가사일은 온가족의 일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터레이터인 앤서니 브라운(1946-)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작가다. 그의 단정한 그림체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앤서니 브라운은 벌써 일흔이 훌쩍 넘겼고, 그의 그림책 [돼지책(Piggy book)]은 1986년에 출간된 책이니까 벌써 36년이나 된 오래 전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속 가정과 같은 가정이 아직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흔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가사일은 여성의 몫이고 여성이 잘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 그림책 속 가정은 이성애자 부부와 두 아들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아버지 피콧씨와 두 아들은 집안일을 전적으로 피콧 부인에게 내맡긴 채로 빈둥거린다. 마치 가사일은 아내이..

[질문의 여행] 질문을 통해 지난 여행을 떠올리고 앞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책

이 책은 여행과 관련한 252가지 질문을 담은 책이다. 질문을 읽으며 나름의 내 답도 찾아보다 보니까 어느덧 나의 과거 여행을 회상하게 되었다. 지금껏 나도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에 속할 것 같다. 내가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던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 밖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되었다. 중학생이 되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난 바로 해외펜팔을 시작했다. 미국, 영국, 독일, 필리핀 등 그때만 해도 해외에 여행가는 것은 당장 꿈도 못꿀 시기였기에.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 였나? 아버지가 동료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시고 난 후 우리들에게 선물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아버지가 내게 해 준 말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외여행은 젊었을 때 ..

[고유한 순간들] 티블렌더가 풀어놓은 이야기

사루비아 다방의 티블렌더 김인의 이야기를 담은 [고유한 순간들(오후의 소묘, 2021)]. 티블렌더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티블렌더가 차를 섞기 위해 고심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출판사 오후의 소묘는 플로리스트, 도예가, 서점원의 이야기도 책으로 엮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독특한 직업을 자의식을 가지고 예술적 차원까지 승화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가 궁금하긴 하다. 그런 점에서 오후의 소묘의 기획이 참신하다. 다만,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티블렌더의 글솜씨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그럴 듯하게 포장된, 꾸며 쓴 기색이 느껴지는 글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티블레더가 새로이 블렌딩한 차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 만족스런 일상을 만드는 비법, 여행의 경험

홍지의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2020}은 브런치북 금상수상작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불만족스러운 일상에서 출발해서 만족스러운 일상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글을 통해서 불만스러운 일상에서 만족스러운 일상에 어떻게 도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멋진 사진과 저자의 뛰어난 글솜씨가 어우러져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저자가 한 여행이 저자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켜주었지를 쉽게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고민하고 그 고민을 여행의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멋지게 해결해나가는 저자의 실천력이 돋보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쩌면 살면서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길일지 모른다. 이 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한 번 주어진다. 인생엔 복잡하고 어려..

[페로제도탐험기] 적은 예산 짧은 휴가로도 멀리 떠날 수 있다

이 책을 선물받은 지도 한참 되었는데, 이제서야 이 책 [페로제도 탐험기(부암 게스트하우스 출판사, 2018)]를 손에 잡았다. 글과 사진은 단이, 일러스트는 융이 그렸다고 한다. 페로제도? 참 생소한 곳이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중간 즈음이라고 하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인지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내가 가 본 적 있는 스코틀랜드보다 위도가 더 높은 곳이니까 바람도 더 불고 비도 더 오고 날씨는 더 흐리고 축축하고 더 추울 것만 같다. 그나마 이 사람들이 6월에 그곳에 갔으니까 그나마 다른 때보다는 나았을 것 같지만... 드론으로 찍은 사진들이라서 그런지 공간감이 있어 속이 시원하다. 저자의 글솜씨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요즘처럼 외국여행이 힘든 시절에는 이런 식의 여행책을 읽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