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62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불어판

[Devine combien je t'aime]는 샘 맥브래트니(Sam McBratney)가 쓰고 아니타 제람(Anita Jeram)이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영국에서 1994년에 [Guess how much I love you] 제목 아래 출간되었는데, 같은 해 프랑스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프뢰벨(베틀북)에서 1997년에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했다. 샘 맥브래트니(1943-2020)는 북아일랜드 작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썼다. 이 작가를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그림책이다. 전세계에 3천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53개국어로 번역되었다고. 그림책 속 이야기는 아기 토끼가 잠들기 전 아빠 토끼와 함께 서로를 얼마나..

그림책 2022.07.19

[백장미] 두려움에 맞선 용기 있는 친절

[백장미]는 크리스토프 갈라즈가 쓰고 로베르토 인노첸티가 그린 그림책이다. 1985년에 출간되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Roberto Innocenti, 1940-)는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자신이 겪은 전쟁의 경험 때문에 이 그림책의 그림을 의무감을 갖고 그렸다고 한다. 크리스토프 갈라즈(Christopne Gallaz, 1948-)는 스위스 출신의 작가이자 프랑스와 스위스 양국에서 활동한 언론인이다.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수없이 썼고 어른을 위한 중편소설, 비평, 논픽션 작품도 썼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찌에 의한 유대인 학살의 역사적 진실 위에 쓰여졌다. 주인공인 백장미(로즈 블량슈Rose blanche, 불어로 '백장미'를 뜻한다)는 평범한 소녀지만 잡혀간 유태인 아..

그림책 2022.07.17

레오 리오니 [프레드릭] '개미와 베짱이'의 다른 해석

개인적으로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프레드릭(1967)]은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다. 레오 리오니(1910-1999)는 네덜란드 출신의 이탈리아, 미국 국적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지만 이탈리아로 이주했고 1931년에서 1939까지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화가로 활동했다. 1939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디자인을 시작했고 이후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그래픽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성공했다. 1959년에야 비로소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 손자들을 위해 잡지를 찢어 첫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1962년에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죽을 때까지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레오 리오니는 그림책일이 평생 한 일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그림책 2022.07.16

유리 슐레비츠 [눈송이] 눈 내리는 날이 아이의 감성으로 잘 표현된 그림책

유리 슐레비츠(Uri Shulevitz, 1935-)의 [눈송이] 그림책도 [아기고릴라]처럼 우리나라에서는 프뢰벨 테마동화로 나왔다. 난 이 그림책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 내가 이 그림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프랑스에서였는데, 프랑스에서는 'Il neige(눈이 내린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이 그림책의 이야기도 그림도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선뜻 구입해서 한동안 가지고 있다가 친구의 아들에게 선물했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그림책은 우리나라에서 프뢰벨에서 출간된 그림책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다. 활자 뿐만 아니라 종이질이 비교가 되질 않는다. 유리 슐레비츠는 미국 작가이자 어린이 책 그림작가이기도 하다. 1969년에 칼데콧상(The Randolph Caldecott Medal)을 받았다. ..

그림책 2022.07.15

[아기고릴라] 색연필로 그린 동물 그림이 예쁜 그림책

프뢰벨테마동화로 나온 루스 번스타인(Ruth Lercher Bornstein)의 [아기고릴라]. 4세에서 7세까지 권하는 그림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루스 번스타인은 미국의 작가이자 아동 및 청소년 책의 삽화를 그렸고 화가라고 한다. 정확한 출생연도는 알 수 없고, 1948년에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이력이 나온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 전 사람으로 추측된다. 이 [아기고릴라(Little Gorilla)]도 1976년에 출간된 그림책으로 그녀의 2번째 그림책이라고. 귀여운 아기 고릴라가 주인공인 이 그림책은 글이 그리 많지 않아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 그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부모가 아이 곁에서 읽어 주면 좋을 그림책.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깔끔하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그림 때문에 어른..

그림책 2022.07.15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의 그린벨트 운동

'나무들의 어머니'는 바로 왕가리 마타이를 가리킨다. 케냐에서 나무심기 운동을 주도했던 위대한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케냐는 개발로 인해 땅이 황폐해졌다. 왕가리 마타이는 황폐해진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홀로 시작했지만 점차 주변 여성들이 동참해 운동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동참한 여성들이 없었다면 왕가리 마타이의 나무심기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무를 심는 왕가리 마타이의 환경운동을 케냐정부는 고운 눈으로 보질 않고 급기야 왕가리 마타이를 감옥에 가두기까지 한다. 나무를 심는다고 감옥까지 가야 했다니! 하지만 왕가리 마타이로 시작된 그린벨트운동은 2004년 아프리카 전역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왕가리 마타이는 ..

생명과자연 2022.07.14

앤서니 브라운 [돼지책] 가사일은 온가족의 일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터레이터인 앤서니 브라운(1946-)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작가다. 그의 단정한 그림체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앤서니 브라운은 벌써 일흔이 훌쩍 넘겼고, 그의 그림책 [돼지책(Piggy book)]은 1986년에 출간된 책이니까 벌써 36년이나 된 오래 전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속 가정과 같은 가정이 아직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흔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가사일은 여성의 몫이고 여성이 잘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 그림책 속 가정은 이성애자 부부와 두 아들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아버지 피콧씨와 두 아들은 집안일을 전적으로 피콧 부인에게 내맡긴 채로 빈둥거린다. 마치 가사일은 아내이..

[완두콩 다섯 알] 희망이 된 완두콩

씽크 하우스에서 아아들이 읽기 쉽도록 다시 쓴 안데르센 동화 중 한 편인 '완두콩 다섯 알' 그림책. 안데르센 동화는 내 어린 시절을 함께 해 준 동화라서 각별한 애정이 있다. 그래서 어제 교환도서코너에서 이 책이 있었을 때 한 번 살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수채화 그림이 보기 좋았기 때문. 색감도 좋고, 수채화의 흐르는 느낌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이야기는 완두콩이 병든 아이가 회복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희망의 이야기다. 완두콩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아이는 병이 나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고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 이야기는 안데르센 동화 가운데 아주 유명한 동화는 아니다. 어릴 때 안데르센 동화집을 읽었을 때 완두콩과 관련한 이야기를 읽었던 것도 같다. 기억이 어렴풋하다. 정확히 ..

그림책 2022.07.0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두 여자], 엄마와 딸의 관계

[오후의 소묘]에서 펴낸 이번 그림책은 한 마디로 독특하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 때문인 것 같다. 이 작가의 그림책을 처음 접한 것은 [반이나 차 있을까? 반 밖에 없을까?(논장, 2008)]를 통해서였다. 관점의 상대적 차이에 대한 내용을 담았는데, 글도 그림도 모두 이 폴란드의 대단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것이었다. 이 그림책은 폴란드 시인 유스티나 바르기엘스카의 짧은 시를 담고 있다. 엄마가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 자신의 심장을 나눈 딸을 지킬 거라고 말하는 엄마. 세상 모든 관계가 그렇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 역시 적당한 거리두기가 있어야 하리라. 그런데 그 적당함은 어느 정도일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은 개성 있고 멋지지만, 약간 무서운 느낌이랄까... 하지만 계속 보게 ..

그림책 2022.01.13

[새의 심장] 삶, 사랑, 시를 담은 이야기

이번에 오후의 소묘에서 펴낸 그림책은 [새의 심장(2021)]. 마르 베네가스가 쓰고 하셀 카이아노가 그렸다. 채도가 낮은 붉은 색과 푸른 색, 그리고 회색이 넘실거리는 그림들이 첫 눈에 호감을 준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소녀와 어떤 소년, 나나와 마르탱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고 나나의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와 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꿈을 꾸고 시를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다. "폭풍이 고함치는 소리나 떨어진 낙엽 같은 것 그런 것들을 시라고 부른대." 누구나 시를 쓰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시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겨준다. 날개를 가진 존재인 새는 우리의 심장이고 마음이라는 것. 시인의 마음이..

그림책 202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