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권정생 [강아지똥] 낮은 곳을 향한 따뜻한 시선

Livcha 2022. 9. 10. 14:47

[강아지똥] 그림책 표지

권정생의 [강아지똥]을 다시 한 번 더 읽어 보았다.

얼마전 [오소리네 꽃밭]을 다시 보면서 [강아지똥]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교화도서 코너에서 이 그림책을 발견해서 기뻤다. 

권정생(1937-2007)이 글을 쓰고 정승각(1961-)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으로 [오소리네 꽃밭]도 있지만 [강아지똥(1969)]도 협업의 산물이다. 두 사람의 공동작업이 시너지를 준다는 생각이 든다. 

정승각의 그림이 권정생의 동화에 더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것 같다. 

강아지똥이라는 보잘것없는 것이 온몸을 바쳐 민들레꽃을 피우는 이야기는 아름답고 숭고한 느낌마저 든다. 

보잘것없는 존재가 '희생'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가치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확실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실제로 작가는 강아지똥과 민들레꽃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세상의 낮은 자리에 있는 하찮아보이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굳이 희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이 세상 어딘가에 자기 자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스스로 자기가치와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개개의 삶 자체가 아름다운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