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7

Sempé [Les musiciens(음악가들)] 음악가들에 관한 유머 있는 캐리커처

서가에서 책이 떨어져서 보니까 Sempé의 [Les musiciens(음악가들)]이다. 이 책은 오래 전 프랑스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던 것 같다. 한창 Sempé의 그림에 빠져있던 시기에 벼룩시장에서 보이는 그의 책을 제법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Les musiciens(음악가들)]은 프랑스 삽화가 장 자크 상페(Jean Jaque Semepé, 1932-2022)가 음악가들을 유머 있게 그린 그림들을 모은 것이다. 원래 상페가 음악가가 꿈이었고 그 꿈 때문에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림에 입문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그렇다면 음악가들을 그린 그림들을 담은 이 책은 상페에게 특별한 책이었을 것 같다. 1983년 Denolël출판사 folio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나는 상페의 그림들 가운데 이렇게..

만화 2023.06.19

[도서관알바하는 만화] 도서관 아르바이트 경험담

[도서관알바하는 만화]는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가 주말에는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도서관에서 경험한 것을 만화로 재미있게 보여준다. 작가 들큰철은 이 만화를 출간하기 위해 1인 출판사까지 등록했다고 한다. 도서관에 관심이 많고 도서관을 즐겨다니는 내게 이 만화책은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목차에 보면 도서관의 요정, 밑줄 요정, 독서대 요정, 흡연요정가 같은 여러 요정들이 등장하는데, 작가가 말하는 '요정'은 도서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블랙유머코드라고 할 수 있다. 나도 도서관 책을 보면서 밑줄치는 사람들,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화가 난다. 도대체 공적 재산을 사적으로 취급하는 이런 정신세계... 요정의 세계 맞다. 독서대 요정을 보면서 그동..

만화 2022.11.28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1, 2권, 호랑이와 일곱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

출판사 [오후의 소묘]에서 이번에 펴낸 만화책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 1,2권은 따뜻한 동화같은 이야기들을 고양이들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호랑이 아저씨와 일곱고양이가 함께 살아간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호랑이도 고양이과이니 함께 못 살까? 하는 만화적 상상. 호랑이 한 마리와 일곱고양이들의 공동체는 약간의 투탁거림이 있을 뿐 지극히 평화롭다. 1권에는 봄, 여름 이야기, 2권에는 겨울, 다시 봄 이야기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다. 1권의 시작부분에서는 이야기가 좀 따분하다 싶었다. 하지만 1권 끝나는 부분에서 호랑이 삼촌이 아기 호랑이가 되는 시점에서부터 이야기가 좀 흥미로와졌다. 그리고 2권의 깡통로봇이 키운 고양이 깜부이야기도 독특하다. 나름의 상상력이 더해지니 이야기가 좀더 ..

만화 2021.12.31

요시나가 후미 [어제 뭐 먹었어?] 1권 일상 속 일본요리와 게이커플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가 그린 만화책, [어제 뭐 먹었어?]. 이 만화책은 우리나라에 2008년에 출간되었다. 난 이 만화책을 2014년에 처음 보았다. 40대 게이커플의 이야기가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고 재미나게 잘 그려져 있다. 비오는 날, 추운 날, 방바닥에 딩굴거리면서 읽기 좋은 만화책. 일상적인 일본요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지만 소개된 일본 요리라는 것이 설탕과 조미료가 빠지지 않아 굳이 따라해보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요리과정이 복잡해서 내 흥미를 덜 끌었다. 만화책에서 그나마 참고할 만한 것은 참치 샐러드 정도. 그래서 3권까지 보고 중단했었다. 이후 2,3권은 팔았고 1권은 팔리지 않아서 그냥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한 번 더 보았다. 다시 보니까, 게이..

만화 2021.12.30

[우리 부모님] 간호조무사 경험이 담긴 만화

무엇보다 만화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다. 2002년도 작품이니 벌써 오래 전 만화. 2000년대 초반 스웨덴의 홈케어 서비스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만화를 그린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다큐는 아니고 픽션. 스웨덴같은 복지 국가에서도 노인은 늘어나는데 노인케어재정은 줄어든다고 하니 좀 놀랐다. '가족'에서는 간호조무사가 돌보는 노인의 가족관계를 다루었다. '죽음'은 간호조무사의 이야기이고, '끓는 물'은 간호조무사의 도움을 받는 독거노인 이야기, '장례식'은 부모의 죽음을 겪은 자녀 이야기, '점심식사'와 '잉그마르'는 케어하는 간호조무사와 케어받는 노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블랙 & 화이트'는 케어받는 노인 시선으로 그려져 인상적이다. 만화로 유머있게 표현했지만 현실..

만화 2021.08.02

[내 어머니 이야기] 팔십대 어머니의 우여곡절 인생사를 만화로 담다

1. 김은성 작가의 [내 어머니 이야기]는 막내딸인 김은성이 80대 어머니의 이야기를 8년동안 곁에서 듣고 그린 만화책이다. 김은성의 어머니는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당신의 부모, 형제자매, 친척, 동네 사람, 친구, 삶 속에서 만난 여러 인연을 자신의 목소리로 풀어냈다. 그리고 김은성은 그 이야기를 자신의 체에 걸러 만화라는 장르로 담았다. 김은성 어머니의 이야기는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되었을테고, 또 딸의 관점에서 또 다시 정리되었다. 두 번의 정리과정을 끝낸 이야기는 만화라는 장르를 취한 4권의 책으로 묶어졌다. 구술사를 만화로 풀었다는 점에 내 관심을 끌었다. 김은성 작가만의 독특한 만화체는 어머니 이야기에 정서와 힘을 실어준다. 마치 판화같은 흑백의 그림이 인물들과 풍경을 단순화시켜 담아냈지만 단..

만화 2021.07.28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

존 오듀본(1785-1851)이라는 조류학자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궁금하기도 하고, 책이 만화로 그려져 있어 금방 읽겠거니 해서 읽다 보니 재미있었다. 존 오듀본은 현대생태학의 아버지로 불린단다. 오듀본은 프랑스령인 아이티에서 태어나 이후 미국에 건너가게 된다. 프랑스계 미국인셈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도 방치한 채 새를 쫓아서 미국 전역을 누비며 다닌다. 직접 몸으로 뛰어다니면서 새를 사냥하고 사냥한 새를 그렸던 것. 아쉬운 점은 당시는 사진기가 발달하지 못해서였는지 그는 새를 그리기 위해서 새를 사냥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죽인 새만 해도 셀 수 없을 지경. 사실 오듀본이 살던 시절에 사람들은 새를 사냥하는 것, 다른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마구잡이..

만화 202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