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114

[범이 물고 간 노루꽁지] 노루의 꼬리가 짧아진 이유

사파리에서 출간한 '방방곡곡구석구석 시리즈' 14권인 [범이 물고 간 노루꽁지]는 박영만의 전래동화를 고쳐쓰고 그림을 더해서 만든 그림책이다. 박영만(1914-1981)은 1940년에 임시정부 광복군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라고 한다. 1920년부터 30년까지 전국을 떠돌면서 구술동화를 수집해서 다듬어 이란 책을 출간했다고. '범이 물고 간 노루꽁지'도 그 책에 실린 것을 다시 다듬고 이웅기의 그림을 더했다. 이 동화에 등장하는 범은 겁장이로 나온다. 범을 만난 소금장수가 기지를 발휘해서 말방울을 '범을 잡아먹는 오르릉새'라고 거짓말을 하고 그 방울을 범꼬리에 매단다. 방울소리에 놀란 범이 혼비백산 달아나다가 겨우 방울을 떨쳐낸다. 그러다가 노루를 만나 무서운 오르릉새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노루가 믿지 않아 ..

그림책 2023.04.29

[숨 쉬는 항아리] 옹기 이야기

보림 출판사의 '솔거나라' 시리즈는 우리 문화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지난 번에 [쪽빛을 찾아서]에 이어 두 번째로 읽는 솔거나라 그림책이다. 사실상 이 그림책의 글도 그림도 모두 크게 내 흥미를 끌지는 않는다. '옹기'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쓰여진 글과 그림 이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무척 유익한 그림책이다. 옹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 그릇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뒷부분에 오지와 관련한 정보를 잘 정리해서 이미지와 함께 알려줘서 좋았다. 소줏고리와 같은 것은 처음 본다. 초병과 양념단지도 흥미로왔다. 그림책 속 주인공인 작은 항아리는 소금물과 메주를 담궈서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데 쓰인다. ..

그림책 2023.04.20

임길택 [들꽃 아이] 시골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도시 출신 젊은 교사 이야기

오늘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들꽃 아이]. 길벗 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로 2008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들꽃 아이'는 임길택 동화집 [산골 마을 아이들(창비)]에 수록된 것을 채진숙이 그림책에 어울리게 다시 쓰고 김동성이 그림을 그려 더한 그림책이다. 사실 임길택 동화작가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임길택(1952-1997)은 1976년에 강원도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14년동안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1990년부터는 경상남도 거창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이력에 나온다. 아이들 글을 모아 학급문집을 만들기도 했다고. 이 '들꽃 아이'도 작가의 경험을 담은 글이 아닐까 싶다. 꽃을 꺾어다 교실 화병에 꽂아두는 아이 '보선'도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이야기 속 교사는 첫..

그림책 2023.04.20

[쪽빛을 찾아서] 천연염색에 대한 정보가 담긴 그림책

개인적으로 쪽염색의 푸른 빛을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은 쪽염색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보림출판사에서 1996년에 발행한 그림책으로 유애로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을 옷감에 내기 위해 애쓰는 물장이 이야기를 통해서 쪽염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교양 그림책이 그러하듯, 이 그림책도 이야기는 그리 재미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쪽염색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뿐만 아니라 책 뒤쪽에는 천연염색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천연염색한 스카프와 쪽염색한 옷을 가지고 있는 나는 천연염색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색깔인지 잘 알고 있다. 특히 쪽염색한 푸른 빛깔의 옷감은 그 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그림책을 보다 보니까 ..

그림책 2023.04.09

[짚신 갖신 나막신] 우리 선조는 어떤 신발을 신었나?

이 그림책은 예전 우리 조상님들이 신던 신발에 대해 알려준다. 삐아제 어린이에서 2013년에 출간한 그림책인데, 이야기도 재미있고 그림도 한국적이면서 작가적 개성이 느껴진다. 그림 작가 옥소정을 기억해두고 싶다. 이야기는 김세실이 썼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그림책 답지 않게 이야기를 잘 지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강아지 세 마리, 흰둥이, 누렁이, 차돌이다. 흰둥이는 부자 양반의 개이고 누렁이는 가난한 농사꾼의 개이고 차돌이는 선비의 개다. 강아지들은 자신의 주인의 신발에 대해 찬양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목인 긴 신발 '화'와 목이 없는 신발 '이'를 신었다고 한다. 나막신, 짚신, 갖신은 모두 '이'에 속한다고. 나는 지금껏 갖신을 갓신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 표준어는 갖신이다. 과거에는 갓신으..

그림책 2023.04.09

[내가 어른이 된다고요?] 어른이 되는 몸의 변화

줄리아노 페리가 쓰고 그린 [내가 어른이 된다고요?]는 2007년 주니어 김영사에서 그림책도서관 38권으로 번역출간한 것이다. 줄리아노 페리(Giuliano Ferri, 1965-)는 이탈리아 그림책 작가로 치료를 목적으로 지체장애자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과 희극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 이력이 독특하다. 귀여운 올챙이 '챙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그림책의 그림은 귀엽고 사랑스럽고 따뜻하면서도 유머가 있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챙이는 자신의 몸이 변화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다들 그런 변화는 어른이 되는 것이라면서 좋아하지만 챙이는 어른이 되기가 싫다. 누구나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친다. 그 과정은 낯설고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나도 어른이 되어가면서 2차 성징을 거칠 때 챙..

그림책 2023.04.06

[스물두 명의 아이들]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을 위한 그림책

트지베 펠드캄프(Tjibbe Veldkamp,1962-)가 쓰고 필립 호프만(Philip Hopman,1961-)이 그린 [스물두 명의 아이들]은 1998년에 출간되었고 기탄교육에서 같은 해에 세계창작동화 시리즈 18권으로 번역출간했다. 무엇보다 그림이 재미나서 시선을 잡는다. 작가들은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이름이 정확히 어떻게 발음되는지 모르겠다. '트지베 펠드캄프'라는 이름은 구글에서는 '티베 휠트캄프'라고 나온다. 이 작가는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과학자가 되었고 1990년부터는 동화작가로 활동한다. 그리고 필립 호프만은 1988년부터 그림책 삽화가로 활동했고 250권이 넘는 어린이 책의 삽화를 그려왔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중시하는 원장님이 오시면서 고아원 아이들의 자유롭고 즐거운..

그림책 2023.04.05

[왕따, 남의 일이 아니야]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는 법

이 그림책은 그야말로 학교 생활 속에서 왕따시키기를 어떻게 근절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베키 메이 맥케인(Becky Ray BcCain)은 특수교육현장에서 장애아를 가르쳐온 교사이고 아이들에게 문예창작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서 생각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하기 위해 이 그림책의 이야기를 썼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나'는 동급생 레이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언제나 그렇듯, 왕따시키기가 벌어지면 왕따가 되는 희생양과 왕따시키는 아이들, 그리고 그냥 방관하는 나머지 아이들이 있다. 여기서 나는 방관자다. 하지만 나는 고민을 하다가 선생님을 찾아 가서 레이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선생님들이 개입해서 왕따의 문제..

그림책 2023.04.01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단오'에 대해 알아보기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 그림 작가의 그림도 무척 멋지다는 알게 되었다. 노성빈 작가, 권문희 작가를 발견했고 이번에는 조예정 작가를 알게 되서 기쁘다. 비룡소에서 2011년에 출간한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6권인 는 조예정 작가의 그림이 우리 스타일의 개성 있고 아름다운 그림체임을 보여준다. 조예정은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중이라고 한다. 2004년 일본 노마 국제그림책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청개구리 큰눈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 속에는 예전의 단오절 풍경을 담았다. 창포와 수련, 청개구리, 물고기, 연못의 그림이 유머가 있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사랑스럽다. 현대화된 민화그림처럼 보인다. 그네를 타는 여인들과 여인의 댕기에 매달려 ..

그림책 2023.03.12

[롱롱의 새해맞이] 중국의 새해이야기

이제 동네 도서관이 재건축을 위해 휴관에 들어갔다. 그래서 당분간 교환도서코너를 이용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아쉽다. [롱롱의 새해맞이]는 교환도서코너에서 마지막으로 교환해온 그림책이다. 그림을 보고서는 중국 그림책인가? 했지만 글을 쓴 사람이 캐서린 가워(Catherine Gower)라는 이름을 보건대 중국사람은 아닌 듯한데… 이 그림책은 2005년에 영국에서 출판된 것이라고 한다. 책의 원제를 보면 ‘Long Long’s New year(롱롱의 새해)’다. 소제목이 중국의 새해 이야기였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 하지홍이 중국출신으로 베이징에서 전통중국화를 전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림이 중국적으로 여겨졌었나 보다. 그림이 멋지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롱롱은 할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가족이다...

그림책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