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114

권문희 그림작가 [앞니 빠진 중강새] 젖니 갈이 풍속

젖니 갈이 풍속을 알려주는 [앞니 빠진 중강새]. 그림작가 권문희의 만화체 그림이 유머 있고 재밌다. 그림 속 풍경은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과거를 담고 있다. 어머니의 장바구니, 지게, 예전의 교복, 한 방에서 자는 가족, 머리맡 주전자와 컵, 곤로 위의 주전자, 이단 서랍장 위의 이불, 벽에 박은 옷걸이, 앉은뱅이 책상, 마당의 물펌프, 두루마기 입은 할아버지, 마당의 빨래줄, 창호지문과 툇마루가 있는 집...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라서 보는 즐거움이 컸다. 젖니가 빠진 아이를 놀리면서 부르는 노래, '앞니 빠진 중강새 우물가에 가지 마라 붕어 새끼 놀란다 잉엉 새끼 놀란다 /앞니 빠진 중강새 닭장 옆에 가지 마라 암탉한테 채일라 수탉한테 채일라'를 읽다 보니까 어린 시절 내가 불..

그림책 2022.11.08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저거봐, 마디타, 눈이와!] 스웨덴의 12월 풍경

이 그림책의 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Lindgren, 1907-2002)은 '삐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웨덴 동화작가다. '삐삐' 시리즈를 좋아해서 이 작가에 대한 호감이 있어 이 그림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스웨덴의 겨울풍경을 잘 담은 그림작가 일론 비클란트(Ilon Wikland, 1930-)의 그림도 마음에 들었다. 일론 비클란트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스웨덴 예술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이 그림책은 1983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의 아이들에서 2011년에 번역출간했다. 그림책 커버의 속지의 스웨덴 겨울의 마을 풍경도 정말 멋지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가고 후추과자를 만드는 등, 스웨덴의 12월의 일상을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 좋다. 이야기..

그림책 2022.11.06

노성빈 그림작가 [동물말을 알아 듣는 아이] 남성용 신데렐라 컴플렉스

계림출판사에 펴낸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의 그림작가인 노성빈 작가의 그림을 [동물 말을 알아듣는 아이]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이 그림책은 웅진다책에서 2003년에 출간한 '호롱불 옛이야기'시리즈의 하나다. 노성빈 작가의 약력은 앞선 포스팅 [호랑이와 곶감]에서 해두었으니까 여기서는 생략한다. 다만 일러스트레이션 그룸 '그림두루마리'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만 덧붙인다. [동물 말을 알아듣는 아이]에서 주인공 아이는 '동물 말을 알아듣는'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이는 원숭이로부터 마법의 물건인 갓, 호미, 채찍을 얻는다. 따라서 이번 전래동화는 상상력이 넘치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노성빈 작가는 울렁울렁, 허물허물거리는 느낌의 비현실적인 그림을 그려 그 분위기를..

그림책 2022.10.31

[장화 신은 고양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고양이의 잔혹동화

페로 동화인 [장화신은 고양이]는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시공주니어에서 프레드 마르셀리노가 그린 그림책을 1995년에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시리즈 29권으로 번역 출간했다. 그 어떤 [장화신은 고양이]의 삽화보다 아름다와서 이 그림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프레드 마르셀리노(Fred Marcellino, 1939-2001)은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이 그림책이 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페로 동화가 그렇듯, 이야기는 너무 폭펵적이고 잔혹하다. 부모가 죽은 후 고양이만을 상속받은 막내. 좌절한 막내를 위해 고양이는 헌신적으로 그를 부자로 왕의 사위로 만들어준다. 막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면 분명 해피엔딩. 그런데 고양이는 막내를 위해 거짓말, 사기, 위협, 도둑질, 살..

그림책 2022.10.25

[동네 사진관의 비밀] 오래된 사진이 알려주는 과거

정혜결이 쓰고 그린 [동네 사진관의 비밀]. 그림이 개성 있고 예뻐서 선택한 그림책. 이 그림책은 느림보에서 2009년에 출간되었다. 정혜경은 일상 속에서 이야기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 그림책 역시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다. 사진관을 하는 아버지를 가진 딸의 이야기다. 주인공 소녀는 사진관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사진도 찍고 암실도 드나들고 아버지가 찍은 오래된 사진도 구경한다. 사진관 윗층 다락방에 아버지가 찍은 오래된 사진들이 무척 많은데, 소녀는 그 사진들 속에는 젊은 아빠와 엄마, 동네가수 삼촌, 과일가게 아저씨, 세탁소 아줌마 아저씨, 막내 삼촌, 할머니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마치 비밀을 들여다보듯 현재 알고 있는 사람들의 과거 모습을 오래된 사진들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

그림책 2022.10.25

[금붕어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자녀에게 무관심한 아빠에 대한 비판

닐 게이먼이 쓰고 데이브 맥킨이 그린 그림책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The day I swapped may dad for 2 gold fish)]를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 재미있다. 그림책 작가들이 만화장르를 다루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그림도 이야기도 만화적이다. 스토리가 다소 엽기적이고 미스터리적 요소가 있는데, 결국은 블랙 코미디다. 데이브 맥퀸의 그림은 무척 독특한데, 실제 사진과 만화적 그림이 함께 섞여 있다. 기괴스러운 분위기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준다. 닐 게이먼(Neil Gaiman, 1960-)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만화책, 그래픽 노블 스토리 및 영화각본도 쓴다. 데이브 맥퀸(Dave mckean, 1963-)은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만화가, 그래픽 ..

그림책 2022.10.23

[신데룰라] 고전적 여성 신데렐라에 비교해 현대적 여성 신데룰라를 제시

이번에도 기존 동화의 패러디 작품인 [신데룰라]를 소개하려고 한다. 앞서 '아기돼지 삼형제' 패러디 동화와 신데렐라의 또 다른 패러디 버전인 [신데왕자] 를 소개했다. [신데왕자]는 여성인 신데렐라를 남성인 신데왕자로 바꿔 유머가 넘치는 패러디를 만들었다면, 이번 [신데룰라]는 신데렐라와 같은 처지에 있는 또 다른 여성 '신데룰라'를 등장시켜 신데렐라와 신데룰라의 삶을 서로 비교해보았다. 신데렐라가 고전적인 여성상을 제시했다면 신데룰라는 현대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그림책의 그림은 별로지만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엘렌 잭슨이 썼고 그림책은 1994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물창고에서 2007년 번역출간했다. 신데렐라는 예쁘지만 순응적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다. 신데룰..

그림책 2022.10.22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늑대의 관점에서 패러디

나는 기존의 동화를 패러디한 그림책을 좋아한다. 앞서 신데렐라를 패러디한 바베트 콜의 [신데왕자]을 포스팅했었다. 이번에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늑대의 관점에서 패러디한 그림책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을 소개하려고 한다. [늑대가 들려준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존 셰스카가 글을 쓰고 레인 스미스가 그림을 그렸다. 존 셰스카(Jon Scieszka, 1954-)는 미국아동문학작가인데, 일러스트레이터 레인 스미스(Lane Smith, 1959-)와 협업한 그림책으로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레인 스미스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우리는 아기돼지 삼형제가 나쁜 늑대의 희생양이라고 알고 있지만 늑대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

그림책 2022.10.21

레오 리오니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 물고기의 상상

레오 리오니(Leo Lionni, 1910-1999)의 그림책으로는 4번째로 소개하는 그림책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 앞서 [프레데릭(1967))], [티코와 황금날개(1964)], [새앙쥐와 태엽쥐(1969)]를 소개했다.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Fish is Fish)]는 1970년대 출간된 그림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프뢰벨주식회사에서 '테마동화'로 번역출간했다. 그래서 시중에서 이 그림책만 구입할 수 없게 되서 정말 안타깝다. 색연필로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무척 귀엽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개구리와 친구인 물고기가 개구리가 물 밖 세상에서 본 것들을 전해듣고 상상하다가 직접 물 밖 세상을 보고 싶어 뭍으로 나갔다가 죽을 뻔한다. 다행히 개구리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물고기는 물 속 세상..

그림책 2022.10.21

[엄마, 어디 있어요?] 아이의 길 잃은 경험을 다룬 그림책

마리알린 바뱅이 그리고 크리스토프 르 만이 쓴 [엄마, 어디 있어요?]는 시공주니어의 '성장 그림책7'이다. 마리알린 바뱅(Marie-Aline Bawin, 1960- )은 벨기에 그림책작가로 그의 그림책 주인공인 톰(Tom)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톰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이 여럿이다. 톰이 겪는 다양한 사건들, 예를 들어 할아버지의 죽음, 여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긴 일, 병원에 입원한 것 등은 아이들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사건들이라서 아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역시 톰이다. 크리스토프 르 만(Christophe Le Masne, 1958-)은 연극, 영화, TV의 배우로 활동하다가 2000년부터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수많은 책을 썼다. 이 그림책 ..

그림책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