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9

미야베 미유키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하이쿠가 모티브인 12편의 단편 소설

북스피어가 올해 1월에 번역출간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제목이 무척 길구나 싶었다. 제목을 보다 보니 좀비물인가?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이 책을 구입해달라고 신청했고 그 책을 받아서 읽는 순간, 잠깐 의아했다. 12편의 단편소설이었는데다가 각각의 소설 제목이 모두 그렇게 길었다. 그리고 첫번째 소설 '산산이 지는 것은 여물고자 함이니 복사꽃'을 읽고 나니 시대물도 아니고 현대 이야기인데다가 미쓰터리물도 아니고 판타지물도 아닌 평범한 드라마적인 이야기라서... 약간 실망했다고 할까. 일곱 편을 읽고 난 다음에야 모든 소설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통..

소설 2024.02.19

미야베 미유키 [안녕의 의식] 8편의 판타지 단편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안녕의 의식]은 일본에서 2019년에 출간되었고 비채에서 2023년에 번역출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번역서 표지가 너무 시시하다. 일본판 책의 표지가 훨씬 낫다. [안녕의 의식]은 8편의 판타지 단편소설을 담은 것이니까 판타지 소설에 걸맞는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디자인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는 내가 그녀의 모든 번역서를 다 읽을 정도로 '무척'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일본어를 잘 알았다면 일본어로 읽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다. [안녕의 의식]에 담긴 단편소설들은 현재의 사회문제를 판타지 장르로 풀어낸 것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처럼 그녀의 글쓰기의 촘촘함은 다른 판타지 소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얼마나 고심하고 연구해서 써내는지 알 수 있다. '엄마의 법률'..

상상력 2023.04.08

미야베 미유키 [아기를 부르는 그림] '기타기타 시리즈' 두 번째

미야베 미유키의 [아기를 부르는 그림]은 [기타기타 사건부]에 이어지는 책이다. 일명 '기타기타 시리즈'라고 출판사에서는 이름지었다. [기타기타 사건부]는 2020년에, [아기를 부르는 그림]은 2022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스피어에서 모두 번역출간했다. 기타기타 시리즈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인데, 주인공이 10대 소년 기타이치이다. 그리고 그의 절친이 된 기타지가 겁 많은 기타이치를 돕는다. 기타지는 무술실력이 뛰어나다. 기타이치와 기타지가 함께 풀어나가는 사건의 진상이라는 의미에서 기타기타 시리즈가 된 것으로 보인다. 기타기타 시리즈 1권에서는 기타이치를 거둬키운 오갓피키인 센키치 대장이 죽어 그가 하던 문고사업이 수하였던 만사쿠에게 물려지고 기타이치는 그 밑에서 문고사업을 돕..

상상력 2023.03.24

미야베 미유키 [인내상자] '비밀'을 소재로 한 단편집

[북스피어]에서 2022년 여름에 번역출간한,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인내 상자]는 일본에서는 1996년에 출간된 것이다. 즉 미야베 미유키가 30대 중반일 때 출간되었다. 미야베 미유키는 지금도 왕성하게 소설을 내놓고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베스트셀러 작가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다른 작가들과 함께 글을 쓴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는 출근하고 퇴근하면서 글을 쓰는구나,하고. 이번 [인내 상자]는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글 한 편의 분량이 적다. 책은 제목을 [인내 상자]로 선택했고 그 글을 제일 앞에 실었다. 그래서 무척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이게 뭐야?하는 실망감이 들었다. 뒤에 실린 편집자 후기에서 편집자도 '인내의 상자'..

상상력 2023.01.02

미야베 미유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2

미야베 미유키의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2021년 문학동네에서 이영미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앞서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라는 제목으로 2010년 황매에서 김해용 번역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번역본은 절판된 상태다. 나는 3년 전,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번역출간된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를 다시 읽어보았다. 사실 원제를 보면 이번의 번역본 제목이 더 정확한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친구 시마자키 시리즈 두 번째 권이다.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은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이 책도 황매에서 번역출간된 것으로 읽었다. 살펴보니까, 이 책 역시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번역했다...

소설 2022.12.23

미야베 미유키 [솔로몬의 위증] 3 법정, 5일간 펼쳐진 교내재판

8월의 습한 무더위 속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3권을 읽는 즐거움이 컸다.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때문도 있었다. 소설 속 시기도 무더운 한여름 8월중순이다. [솔로몬의 위증]3권은 '3부 법정'과 에필로그로 20년 후인 '2010년 봄'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부는 1991년 8월 15일부터 8월20일까지 휴정을 포함한 5일간의 교내재판을 다루었다. 그래서 3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7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1. 8월15일 교내재판 개정일, 2. (제목 없음) 3. 8월16일 교내재판 둘째 날 4. 8월17일 교내재판 세째 날 5. 8월18일 교내재판 네째 날 6. 8월19일 교내재판 다섯째 날 7. 8월20일 교내재판 마지막 날 교내재판은 검사나 변호인이 증인을 소환해서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그림책 2022.08.14

미야베 미유키 [솔로몬의 위증] 2 결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교내재판 준비

미야베 미유키의 학원 미스터리랄 수 있는 [솔로몬의 위증]은 1권 사건, 2권 결의, 3권 법정으로 총 세 권으로 문학동네에서 2013년 번역 출간했다. 1권에 대해서 앞서 포스팅을 했고, 이제 2권을 다뤄보려 한다. 잠깐 1권의 내용을 살펴보면, 조토 제3중학교 2학년생인 가시와기 다큐야가 1990년 크리스마스날 아침 눈덮힌 학교교정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도대체 자살이냐, 타살이냐로 학교와 경찰에서 조사를 벌이고 자살로 결론짓는다. 그 과정에서 오이데 3인조가 가시와기 다큐야를 살해했다는 거짓고발장이 등장하고 HBS 에서 어쩌면 가시와기 다큐야가 살해된 진실이 은폐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일련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학교에서는 가시와기 다큐야는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

소설 2022.08.08

미야베 미유키 [솔로몬의 위증] 1권 사건, 소년의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날씨가 더운 날에는 무조건 재미있는 책을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3권. 한 권 당 약700페이지 정도되니까 집까지 들고 오는 데 끙끙댔다. 차라리 한 권씩 빌려오면 나았을 것을... [솔로몬의 위증]은 일본에서 2012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2013년에 출간되었으니까 벌써 10여년 전 책이다. 한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갔는지 표지가 꼬질꼬질하고 낡은 책 냄새가 진동했다. 지금은 거의 빌려보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가운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출간된 소설은 [솔로몬의 위증]을 제외하고 모두 읽었는데, [솔로몬의 위증] 읽기를 지금껏 미룬 이유는 바로 [솔로몬의 위증]이 우리나라 JTBC..

소설 2022.07.31

[오래된 우물]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9인이 '50'을 소재로 쓴 소설

[오래된 우물]은 2009년 일본 추리소설의 명가인 '카파 노블스'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해서 출간한 책인데, 모두 아홉 명의 저명한 미스터리 작가들의 재미난 글을 발견할 수 있다. 창립 50주년의 기념책에 걸맞게 '50'이란 숫자를 포함한 소설들이 담겼는데, 내가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유는 미야베 미유키의 글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야베 미유키 이외에는 아는 작가는 없지만 일본의 유명한 작가들이라고 하니까 이들의 이력이 궁금했다. 책에 실린 작가의 이력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사실 이 책에 담긴 9편의 소설 가운데 '오래된 우물'이 가장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타나카 요시이는 일본 SF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한다. '오래된 우물'은 소설 속 화자인 '나'가 50년 전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다. ..

소설 20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