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일상을 위한 힌트 48

[차를 담는 시간] 도예가 노트

[오후의 소묘]에서 나오는 작가노트 시리즈는 무척 흥미로운 시도로 보인다. [고유한 순간]은 티블렌더의 작가노트였는데, 이번 [차를 담는 시간]은 도예가 노트다. 앞으로도 플로리스트, 서점원의 노트를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차를 담는 시간]은 한동안 내 베개맡 책이었다. 자기 전 소제목 아래 짧은 글 몇 편을 읽고 잠들곤 했다. 그 만큼 글이 편안했다고 할까. 부제로 '토림도예 도예가'라고 해서 '토림도예'가 뭐지? 했다. 도자기 브랜드라는 것을 책을 다 읽고 난 후 알게 되었다. '토림'은 이 글을 쓴 김유미 도예가의 남편 도예가의 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김유미 작가의 소개를 보면 '날마다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도자기를 빚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글을 읽어봐도 그녀의 일상은 그랬다. 평화로와 보..

[벗자편지] 먹을거리 자급을 위해 애쓰는 여성들 이야기

[벗자 편지]는 텀블벅 펀딩으로 세상에 나온 책이다. 2022년 니은기역에서 출간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다. '벗자편지'가 무슨 뜻이지?하고. '자급하는 삶을 어렵게 하는 허물을 벗어던지자'라고 되어 있는 부제를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참여한 저자는 모두 8명. 김혜련, 칩코, 똥폼, 문홍현경, 풀, 상이, 아랑, 김정희. 이들은 기후위기 앞에서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용기 있게 자급의 길로 나선 여성들이다. 20대부터 5,60대까지 아우르는 여성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리고 독자에게 충분한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좀더 지구에 부담이 덜 되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해보라 충동한다. 고민과 더불어 한걸음 나가보라고 한다. 개개인이 다르듯 각자..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좋은 삶의 예시

얼마전 도서관에서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가 그림책으로 출간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그림책은 그림책공작소에서 2015년에 번역출간한 것이었다. 그림은 야마무리 코지(1964-)가 그렸다. 야마무라 코지가 애니메이터로 세계적인 거장인 줄은 몰랐다.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 그림책 작가 등의 활동을 하는 독립 애니메이터라고 한다.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는 이미 알고 있는 시지만 그림이 곁들여 있어서 한 번 손에 들었다.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개성 있는데, 시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에도 지지 않고]는 좋은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건강한 몸과 타인을 배려하는 상냥한 마음씨를 가지고 싸움이 벌어지면 말리며 살아간다면 좋은 삶이 ..

[곰인형의 행복] 소중히 여기는 마음

가브리엘 뱅상이 쓰고 그린 그림책, [곰인형의 행복]은 보림출판사에서 1996년에 번역출간했다. 이 그림책은 내가 다른 그림책을 놓고 도서관에서 교환해온 그림책이다. 가브리엘 벵상(Gabrielle Vincent, 1928-2000)은 벨기에 그림책 작가인데, 가브리엘 벵상은 필명이고 원래 이름은 모니크 마르텡(Monique Martin)이다. 조부모님의 이름인 가브리엘과 벵상을 따서 필명을 만들었다고 한다. 뛰어난 뎃생, 탁월한 감수성, 진진한 메시지로 유명한 작가라고 그림책 작가소개에 써 있다. 1980년대에 그림책작가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수채화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 작가가 그림책작가로 시작한 때가 50대 중반이었으니까, 인생의 진지한 메시지를 그림책에 닮을 수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한때는 사랑..

[무지개 물고기] 타인과 나누는 행복

마르쿠스 피스터(Marcus Pfister, 1960-)는 스위스 어린이책 작가이자 삽화가다. 이 그림책이 그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작가의 반열에 올려다 주었다고 한다. 무지개 불고기의 그림이 참 아름답다. 게다가 이 그림책의 그림은 동양의 수묵화기법을 살려서 표현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나름의 메시지가 있다. 그 어떤 물고기보다 아름다운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의 아름다운 비늘을 홀로 소유하고 다른 어떤 물고기와도 나누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물고기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문어로부터 다른 물고기에게 비늘을 나눠주면 행복하게 될 거라는 조언을 얻는다. 무지개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에게 비늘을 하나씩 나눠줘 자신의 은비늘이 딱 하나만 남는다. 비늘은 하나 뿐이지만 마음은 즐겁다. 이 메시지는 내..

[마음씨 착한 호랑이] 배려가 있고 도움을 나누는 따뜻한 관계맺기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마음씨 착한 호랑이] 그림책은 호세 스트로(Jose Stroo)가 쓰고 마라이케 텐 카테(Marijke ten Cate)가 그렸다. 이 그림책에 선뜻 눈이 간 이유는 바로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은 채색판화로 보인다. 1998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웅진닷컴에서 2002년에 번역출간했다. 흐세 스트로(1970-)는 어린이를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네덜란드 작가이고, 마라이케 텐 카테(1974-)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런데 네덜란드 작가들의 이름은 네덜란드어를 모르니까 정확히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상으로 검색해봐도 이름 발음이 너무 다르다. 마라이케 텐 카테는 마리케 텐 케이트라고도 인터넷에 나오니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림..

[식물이 위로가 될 때] 식물을 키우며 마음 돌보기

표지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들춰본 책인데, 개인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이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라 지루했다. 심리학자이자 식물애호가인 작가는 식물이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주목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한 번도 식물을 키워본 적 없는 사람이나 삭막한 도시생활로 심리적으로 지친 사람이라면 저자의 조언에 따라 식물을 집에다 들이며 돌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견디고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작가는 자연이 인간의 회복을 돕는 네 가지 요소를 정리해두었다. 1. 심취. 자연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프랙털(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 패턴 때문이라고. 잎의 무늬나 식물이 자라는 형태가 프랙털을 따..

레오 리오니 [내 거야!] 이기적인 '나'에서 서로 돕는 '우리'로

[내 거야!]는 레오 리오니 그림책으로 다섯 번째 소개하는 책이다. [티코의 황금날개(1964)] [프레드릭(1967)] [새앙쥐와 태엽쥐(1969)]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1970)]을 앞서 소개했다. [프레드릭]은 시공주니어에서,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는 프뢰벨에서 번역출간했다. [내 거야!]를 포함한 나머지 책은 모두 마루벌에서 번역출간되었다. [물고기는 역시 물고기야]는 시중에서 낱권으로 구입할 수 없지만 나머지는 모두 구입이 가능하다. [내 거야1]는 1986년에 출간된 책이다. 레오 리오니(Leo Lionni, 1910-1999)가 70대에 출판한 그림책이다. 50대에 출간한 그림책들에 비해 그림이 단순하고 더 매혹적이다 싶다. 물론 여전히 그다운 깔끔한 그림체는 여전하다. 레오 리오니..

[내이름은 큰웅덩이검은하늘긴그림자] 외로운 존재들의 만남

푸른 빛의 그림 분위기 때문에 이 그림책을 교환해왔다. 그림책 제목 '내 이름은 '큰웅덩이검은하늘긴그림자''은 마치 인디언이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종이접기를 연상시키는 새와 아이의 모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가오나시'를 떠올리게 하는 낯선 존재. 아무튼 표지 그림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신기한 것은 이 그림책은 한국작가의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적인 그림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국 그림책이라... 김미애가 쓰고 김삼현이 그렸다고 되어 있다. 이름이 없는 외로운 아이가 달빛그림자 마을에서 아무도 불러주는 이 없는 이름 '큰웅덩이검은하늘긴그림자'라는 이름을 가진 괴물을 만난다. 아이는 괴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 괴물은 죽어가는 아이를 위해 자신이 심장이 되어준다. '큰웅덩이검은하늘긴그림자'가 ..

[내추럴 손뜨개] 뜨개질 초보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책

겨울마다 내가 즐기는 취미는 뜨개질이다. 뜨개질을 아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뜨개질을 잘 해보고 있는 소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매년 겨울마다 뜨개바늘을 잡는다. 오래 전 동네 서점에서 조은서의 [내츄럴 손뜨개]를 구입했다. 뜨개질 관련 책들이 많았지만 내가 그나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 담긴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2009년에 세마치에서 출간되었다. 목차를 보면 34가지 이상의 소품을 뜰 수 있다. 주로 모자, 목도리, 스웨트, 볼레로가 많이 눈에 띤다. 일단 책은 완성된 소품을 걸친 모델 사진이 실려 있다. 나는 판초, 넥 워머, 모자를 떠서 친구에게 선물했다. 그동안 목도리를 너무 많이 떠서 목도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 속 목도리는 언젠가 한 번 떠 보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