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일상을 위한 힌트 48

앤서니 브라운 [돼지책] 가사일은 온가족의 일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터레이터인 앤서니 브라운(1946-)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작가다. 그의 단정한 그림체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앤서니 브라운은 벌써 일흔이 훌쩍 넘겼고, 그의 그림책 [돼지책(Piggy book)]은 1986년에 출간된 책이니까 벌써 36년이나 된 오래 전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속 가정과 같은 가정이 아직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흔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가사일은 여성의 몫이고 여성이 잘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 그림책 속 가정은 이성애자 부부와 두 아들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아버지 피콧씨와 두 아들은 집안일을 전적으로 피콧 부인에게 내맡긴 채로 빈둥거린다. 마치 가사일은 아내이..

[질문의 여행] 질문을 통해 지난 여행을 떠올리고 앞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책

이 책은 여행과 관련한 252가지 질문을 담은 책이다. 질문을 읽으며 나름의 내 답도 찾아보다 보니까 어느덧 나의 과거 여행을 회상하게 되었다. 지금껏 나도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에 속할 것 같다. 내가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던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 밖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되었다. 중학생이 되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난 바로 해외펜팔을 시작했다. 미국, 영국, 독일, 필리핀 등 그때만 해도 해외에 여행가는 것은 당장 꿈도 못꿀 시기였기에.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 였나? 아버지가 동료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시고 난 후 우리들에게 선물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아버지가 내게 해 준 말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외여행은 젊었을 때 ..

[고유한 순간들] 티블렌더가 풀어놓은 이야기

사루비아 다방의 티블렌더 김인의 이야기를 담은 [고유한 순간들(오후의 소묘, 2021)]. 티블렌더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티블렌더가 차를 섞기 위해 고심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출판사 오후의 소묘는 플로리스트, 도예가, 서점원의 이야기도 책으로 엮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독특한 직업을 자의식을 가지고 예술적 차원까지 승화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가 궁금하긴 하다. 그런 점에서 오후의 소묘의 기획이 참신하다. 다만,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티블렌더의 글솜씨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그럴 듯하게 포장된, 꾸며 쓴 기색이 느껴지는 글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티블레더가 새로이 블렌딩한 차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 만족스런 일상을 만드는 비법, 여행의 경험

홍지의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2020}은 브런치북 금상수상작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불만족스러운 일상에서 출발해서 만족스러운 일상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글을 통해서 불만스러운 일상에서 만족스러운 일상에 어떻게 도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멋진 사진과 저자의 뛰어난 글솜씨가 어우러져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저자가 한 여행이 저자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켜주었지를 쉽게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고민하고 그 고민을 여행의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멋지게 해결해나가는 저자의 실천력이 돋보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쩌면 살면서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길일지 모른다. 이 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한 번 주어진다. 인생엔 복잡하고 어려..

[페로제도탐험기] 적은 예산 짧은 휴가로도 멀리 떠날 수 있다

이 책을 선물받은 지도 한참 되었는데, 이제서야 이 책 [페로제도 탐험기(부암 게스트하우스 출판사, 2018)]를 손에 잡았다. 글과 사진은 단이, 일러스트는 융이 그렸다고 한다. 페로제도? 참 생소한 곳이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중간 즈음이라고 하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인지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내가 가 본 적 있는 스코틀랜드보다 위도가 더 높은 곳이니까 바람도 더 불고 비도 더 오고 날씨는 더 흐리고 축축하고 더 추울 것만 같다. 그나마 이 사람들이 6월에 그곳에 갔으니까 그나마 다른 때보다는 나았을 것 같지만... 드론으로 찍은 사진들이라서 그런지 공간감이 있어 속이 시원하다. 저자의 글솜씨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요즘처럼 외국여행이 힘든 시절에는 이런 식의 여행책을 읽으면서 ..

[심플하게 산다] 1권, 평화로운 삶을 위해 단순하게 사는 법

도미니크 로로의 소식에 대한 생각이 담긴 [심플하게 산다] 2권은 앞서 포스팅을 했었다. 원래 [심플하게 산다]1권을 읽고 2권을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 번 더 [심플하게 산다] 1권을 읽게 되었다. 심플하게 살고 싶은 내 욕망이 투영되었나 보다. 책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물건, 몸, 마음으로 나눠져 있다. 심플하게, 단순하게 살려면 물건에 대한 욕구만 줄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몸도 잘 돌보고, 마음도 잘 돌봐야 심플한 삶, 평화로운 삶,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다는 것. 결국 심플한 삶을 살려는 것도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함이니까 마음과 몸의 고통이 있어서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이 가능하지 않는 법. 저자는 물건을 적게 갖는 대신 좋은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

평소 차를 즐겨 마시는 편이라서 다관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값비싼 다관을 구입해서 즐기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다관은 선물받은 것들이나 주변에서 준 것을 그냥 이용한다. 정동주의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문화사(한길사, 2008)]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의 다관에 얽힌 역사를 배워보기로 했다. 표지에 등장하는 다관을 보면 맨 위가 명나라의 '청화호', 중간이 한국의 심산 김종훈의 '무유다관', 맨 아래가 일본의 '화조문 규스'이다. 화조문 규스는 사진 속에서는 잘려나갔다. 명대에 와서 코발트색 물감인 청화를 사용해서 밑그림을 그리고 그위에 맑은 유약을 입히는 기술이 널리 이용되었다고 한다. 중국 도공들이 13세기후반에 남부 중국에서 투명한 유약 밑에 코발트색 그림을..

사노 요코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사노 요코의 그림책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시공주니어, 2004)는 1992년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우리집에는 사노 요코의 그림책이 몇 권 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 집 가까이 커다란 나무가 있는 것이 성가시다 생각한 아저씨가 그 나무를 베어버리는 이야기다. 그런데 나무를 베어버리고 나니까 그 나무가 주었던 좋았던 점들이 하나하나 아쉬워진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주어진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다가 그 행복이 사라진 다음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을 때야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만 읽어야 할 내용은 아니다.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더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어른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다행히 이야기는 해피엔딩. 아저씨..

[정리의 기적] 설렘으로 버리고 채우기

정리수납과 관련된 책으로 이번에는 곤도 마리에의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더난 출판, 2013)]을 선택했다. 저자는 '설렘'이라는 감정으로 물건들을 버리고 채우라고 조언한다. 우선 물건들을 종류별로 모아두고 그 물건들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 설레는지 알아보고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한다 . 그리고 남은 물건들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면서 설레는 일상의 공간을 만들라는 것 '설렘'이라니... 무척 당혹스러웠다. 저자는 '설렘'이라고 표현했지만 저는 끌림, 유익함 등과 관련되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어떤 물건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가지고 있고 싶고, 또 다른 물건은 일상에 필요한 것이라서 가지고 있게 된다. 그런데 버려지는 물건들에게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속삭여본다는 것, 즉 감사의 마음을 ..

[작은 집 수납 인테리어], 정리 노하우를 찾아

[작은 집 수납 인테리어]는 작은 공간을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21평 이하의 공간, 즉 11평부터 21평까지의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으로 집안을 소개하고,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고 수납하는지 세세한 부분들의 사진을 다시 찍어서 알려준다. 아무래도 사는 공간이 좁으면 물건을 많이 가질 수 없다. 많이 가질 수 없다면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물건을 구매하기에 앞서 그 물건을 수납하고 정리해둘 공간이 있는지부터 생각보라 충고한다. 물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은 제자리를 잡아두어 정리해야 함은 물론. 제대로 정리가 되려면 일부(불필요한 물건)는 버리고 없애야 함도 말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는 작은 창고 공간과 옷장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