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요코 5

사노요코 [100만 번 산 고양이] 수없는 환생 끝에 찾은 진정한 사랑

사노 요코(1938-2010)는 어린이 그림책 일본 작가다. 이 작가의 그림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지금껏 그녀의 마지막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를 비롯해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1976)] [나는 고양이라고!(1977)]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1975)]를 포스팅했다. 이번에는 [100만 번 산 고양이]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1977년에 출간되었고 비룡소에서 2002년에 번역출간했는데, 사노요코에게 그림책작가로서의 유명세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개성 넘치는 사노 요코의 고양이 그림이 정말 멋지다. 수채화와 먹을 사용한 걸까? 주인공인 100만 번 산 고양이는 그야말로 수도 없이 환생한 고양이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인간 주인을 만났지만 모두 싫어했다. 오직 자기자신만 사랑한 고양이였다...

그림책 2022.08.23

사노 요코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늙어감의 지혜

읽다 보니까,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계속 읽게 된다. 이번에는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언어세상, 2002)].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1985년에 출간된 것이니 정말 오래된 그림책이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아니 나이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볼 수 있다. 98살 할머니가 5살이 된 기분으로 살아보니까 훨씬 삶이 활기차다는 이야기. 할머니는 항상 나이가 많다는 것을 '할 수 없는 이유'로 생각했지만, 5살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 할머니는 5살이 되니까 나비, 새, 물고기, 고양이가 된 기분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없다는 생각할 때가 많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 했던 것 중에 할 수 없..

늙음과 죽음 2021.08.17

사노 요코 [나는 고양이라고!] 고등어를 '심하게' 좋아하는 고양이의 악몽

사노 요코의 그림책 가운데 [나는 고양이라고(시공주니어, 2004)]는 내가 좋아해서 서가에 꽂아두고 흐뭇해하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는 1993년에 출간되었다. 고등어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고양이가 고등어들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이 대목은 고양이의 악몽. 고등어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고양이가 고등어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고등어를 포기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웃기다. 아마도 고등어를 너무 먹어서 나름 고등어에 대한 죄책감. 미안함 같은 것이 이 고양이의 무의식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야기는 교훈적이지도 장황하지도 않고 아주 단순하다. 다만 그림이 이 이야기에 살을 붙어주었다고 할까? 고양이도 좋아하고 고등어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이 그림책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굳이 사서 아직도 가끔..

그림책 2021.08.16

사노 요코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사노 요코의 그림책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시공주니어, 2004)는 1992년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우리집에는 사노 요코의 그림책이 몇 권 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 집 가까이 커다란 나무가 있는 것이 성가시다 생각한 아저씨가 그 나무를 베어버리는 이야기다. 그런데 나무를 베어버리고 나니까 그 나무가 주었던 좋았던 점들이 하나하나 아쉬워진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주어진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다가 그 행복이 사라진 다음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을 때야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만 읽어야 할 내용은 아니다.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더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어른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다행히 이야기는 해피엔딩. 아저씨..

사노요코의 마지막 에세이 [사는게 뭐라고]

사노 요코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다. 그녀는 2010년에 사망했다. 뒤늦게 그녀의 죽음을 알고 무척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있다. 더는 그녀의 멋진 그림책이 세상에 나오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1.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은 사노요코의 마지막 에세이집이다. 부제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책이 재미있으니까 용서하자. 2. "여러분, 한류 열풍의 정체를 아시겠지요. 한류열풍은 허구의 화사함에 의해 일어났다. 나도 빠져들었다. 아아, 즐거운 1년이었다. 1년 내내 왼쪽을 보고 침대에 드러누워 욘사마와 이병헌, 류시원에게 화사한 마음을 맡겼더니 1년이 지나자 턱이 돌아갔다. 의사에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순간 납득이 갔다. 초코릿을 너무 많이 먹어서 보기만 해도 토할 지경..

늙음과 죽음 2021.07.23